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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기명칼럼 수미산정(464호)

지현 주필   
입력 : 2007-02-15  | 수정 : 2007-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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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 북핵합의 한국중재로 살려가야 지난해 10월 북한의 돌발적인 핵실험 사태로 UN의 대북 강경제재 발동 등 파국 직전으로 몰리던 북핵문제가 베이징에서 개최된 6개국 회담 제 5차 회의 3차 협상을 계기로 큰 고비를 넘기게 되었다. 이른바 '2·13 합의'를 도출해 낸 것이다. 합의문의 주요 골자는 북한이 영변 핵발전소 등을 6개월 이내에 폐쇄하고, 6개국은 그 진척 정도에 따라 100만 톤 정도의 중유 등 에너지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초기 조치가 이행되면, 미국은 북한과의 국교정상화를 위해 협상을 시작하고, 한국은 북한의 경제발전을 적극 지원하는 등 그 후속 조치들을 참가국들이 역할 분담하여 단계적으로 실행한다는 것이다. 북, 미 당사자는 물론 6자 회담 참가국과 유엔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즉각적인 환영의사에서 보듯이 이번 베이징 '2·13 합의'는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해 매우 획기적이고 다행스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북한의 핵보유 선언으로 인해 한반도는 자칫 전쟁사태는 물론, 동북아전체가 위기상황으로 치달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북미간의 상호양보와 한국, 중국 등 주변국들의 적극적인 중재역할로 국면 전환의 결정적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이번 '2·13 합의' 도출이 가능할 수 있었던 데는 무엇보다 연초부터 독일에서 진행된 북, 미간 실무진들의 예비접촉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보여진다. 여기서 북한은 북한의 핵실험과 보유선언이 자국의 체제안전을 위한 필연적 선택임을 강조하였고, 이 문제가 담보될 경우 일정한 형태의 보상책만 강구되면 핵 프로그램을 불능화시키고, 폐기할 용의가 있다는 진정성이 미국에 전달된 것이다. 미국의 부시정권 또한 최근 민주당 주도의 정치환경이 조성됨에 따라, 외교적 방법이 아니고는 북한의 핵문제 및 동북아의 안정을 추구할 다른 선택을 할 수 없는 현실이 문제해결에 반영되었다고 보여진다. 문제는 지금부터이다. 회담 타결소식이 전해지자 곧바로 당국자간 실무접촉이 발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다시는 북한의 핵문제와 같은 유사상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반 여건을 안정적이고도 완전한 상황으로 진전시켜 놓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유 5만 톤을 먼저 지원하기로 한 한국이 약속을 이행하는 것과 함께, 그동안 중단된 쌀과 비료 등 대북 인도적 지원을 재개해야 한다. 이것은 퍼주기가 아니라, 한반도 평화유지 비용임과 동시에 통일비용임을 세계 각국이 인정하고 합의한 조건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위기는 단순히 북한의 위기만이 아니라, 외국 자본의 투자위축, 국가 신용등급 저하 등 우리의 경제상황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어렵게 타결된 이번 '2·13 합의'가 조속하게 이행될 수 있도록 범 종교기관 등 국민적 합의와 더불어 대북지원 민간단체들도 정부의 북핵 외교정책에 적극적인 지지와 함께 동참의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진각대학원대학교 적극 추진돼야 진각종은 회정 통리원장의 신년 업무계획 발표를 통해 올해 창종 60주년의 해를 맞아 (가칭)진각문화전승원 건립계획과 함께 문화재단설립, 진각대학의 대학원대학교 전환추진 등 주요 종책을 제시하였다. 종단이 구상하는 60주년 관련 모든 종책불사가 차질 없이 수행되어야 하겠지만, 특히 종도들이 염원하는 숙원불사 가운데 하나가 교역자 양성과정인 진각대학의 대학원대학교 추진이다. 종단의 미래를 이끌어갈 교역자 양성불사는 아무리 그 중요성을 강조해도 넘치지 않는다. 과거에는 중앙교육원 내의 강원을 통해 교역자 양성 및 재교육을 실시해 왔지만 교육과정의 현대화 필요성에 따라 별도의 전문 교육기관인 진각대학을 설립하여, 정규 4년 과정에 버금가는 교역자 양성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진각대학의 학제는 4년제이지만 실제로 7년에 이르는 예비교역자 양성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진각대학은 일반 사회의 대학원에 준하는 교육과정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종립학교인 위덕대학교에 불교학부가 있고, 진각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 대부분이 이미 일반대학 과정을 마친 사람들이기 때문에 진각대학은 아예 대학원과정의 전문 교역자 양성과정으로 전환, 법인화해서 양성화시킬 필요가 있는 것이다. 다만 위덕대학교가 대학원 석, 박사과정을 모두 개설하고 있기 때문에 방편상 서울의 분교형태로 할지 등 그 구체적 절차 등은 좀더 심도 있게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어떤 경우든 진각대학을 현재의 비인가 형태로 지속하는 것보다는 대학원 형태로의 전환을 조속히 추진할 단계가 되었다고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