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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기명칼럼 수미산정(제447호)

지현 주필   
입력 : 2006-05-03  | 수정 : 2006-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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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마음'으로 봉축하자) 올해의 봉축 슬로건은 '어린이 마음 부처님 마음'이다. 마침 이번 부처님오신날이 어린이날과 겹쳐 이러한 봉축 표어가 결정되었다. 따라서 이번 봉축행사에는 어린이들에게 초점이 모아진 다양한 행사들이 펼쳐지고 있다. 불교에서는 '천진불'이라 하여 동심을 곧 불성에 비유하곤 한다. 천진무구한 어린이들의 마음이야말로 모든 번뇌를 제거한 성불의 본 본모습과 유사한 것이다. 따라서 구호만 그러할 것이 아니라 올해의 봉축행사는 어린이의 눈 높이에 맞춘 의미 있는 형태의 봉축행사를 특별히 기획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구호만 요란하고 정작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찾아보기 어렵다면 이 또한 어른들 시각의 연례적인 봉축행사임에 불과한 것이다. 작금의 우리 어린이들은 매우 심각한 유해 환경 속에 노출되어 있다. 하루 종일 흙 한 점 발에 묻힐 수 없이 시멘트 포장으로 뒤덮인 환경 속에서 성장하는 어린이들의 감성이 풀꽃처럼 싱싱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 수 없다. 더구나 학교 주변은 물론 집 근처까지 파고드는 PC방, 성인오락실 등 유해환경은 어린이들의 성장에 매우 심각한 심리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 불교사원은 자연 친화적인 환경과 전통적인 모습을 지니고 있어 어른들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에게도 매우 유익한 휴식 공간일 수 있다. 따라서 사찰이 어른들만의 수행처가 아닌 어린이들을 위한 동심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각종 편의 제공과 함께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한 것이다. 또한 범불교적인 차원에서 대안학교 등 사회문제에도 관심을 갖고 어린이 보육 및 복지, 교육분야에도 불교의 자원과 역량을 회향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려가야 할 것이다. 최근까지 논란이 되고 있는 사학법개정 문제 역시, 그 문제를 교육의 수혜자인 어린이나, 학생들의 입장에서 보면 어떤 것이 진정한 대안인지 대답이 가능해 지는 것이다. 모든 문제를 어른들 시각에서 보고, 당사자들의 이해 관계에서 출발하므로 갈등과 대립구조가 해소되지 못하는 것이다. 어린이 시각으로 보는 것, 그것이 곧 부처님의 시각으로 보는 것임을 유의할 때 각종 불사들은 국민들의 지지와 부처님의 가피를 얻을 것이다. (화합·화해의 조정자 필요하다) 진각종단의 올해 춘기스승강공이 원만히 회향되고 향후 종단의 입법권을 행사할 새로운 종의회가 구성되었다. 교황선출방식과 유사한 형태의 독특한 방식으로 전체 스승총회에서 선출되는 의원들로 구성되는 종의회는 종단 민의의 대변자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이 시점 진각종 새 종의회 의원들에게 요구되는 역할은 창종 60주년을 앞두고 다시금 종단이 화합승가의 구현으로 과거 욱일승천하던 기세로 역동적인 종단 모습을 구현해 달라는 것이다. 종의회는 입법권은 물론 집행부서인 통리원의 예결산을 의결하고 심의하는 매우 중요한 기관이다. 따라서 집행부와는 상호 견제적인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대승적인 차원에서 보완적인 역할을 하기 위한 것이 본래 그 존립의 목표이다. 진각종단도 종사의 연륜이 거듭되면서 소위 민주적인 제도들을 도입하다 보니 상당부분 관료적인 모습과 제도만능주의 경향으로 흐르고 있는 부분이 있다. 본래 종의회가 주교회의 성격을 지니고 있음에도 개인적인 인권과 주권 차원과 상충되어 그 본래의 취지가 퇴색되는가 하면 심의권한의 범위가 불분명 한 경우가 다수 발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 종의회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교법결집의 완성 결과에 따라 그 책임과 권한의 범위를 명확히 하고 60주년을 전후한 종단의 모습을 '재리모델링' 하는데, 지원의 역할과 속도조절을 할 책무가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화합 승가의 구현을 위해서는 종의회 구성원들의 개별적인 이해 관계보다 종단을 먼저 생각하는 애종심과 성불을 목표한 초발심으로 하나의 승단 모습으로 종단을 재 탄생시키는데 주안점을 두고 활동을 해 나가야 할 것이다. 밀교중흥의 소명을 다하는 화해와 조정자 역할의 새로운 모습의 종의회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