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사설

주필 기명칼럼 수미산정(제444호)

지현 주필   
입력 : 2006-03-15  | 수정 : 2006-03-15
+ -
이 총리사퇴, 국정공백 없어야 이해찬 총리의 이른바 '골프정국'으로 인한 국정혼란은 이 총리의 퇴진으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다시 지적해도 3·1절에, 그것도 철도파업 등 극도로 국민감정이 민감한 시점에 국정을 제대로 이끌어야 할 '책임총리'가 이해 관계자들과 만나 골프를 쳤다는 것은 국민감정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칫 극단적인 정치공방으로 국정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었던 이번 사태가 노 대통령의 전격적인 결단으로 조기 수습의 가닥을 잡았다는 점에서 다행으로 생각된다. 이번 이해찬 총리의 퇴진은 그가 5선의 중진으로서 뛰어난 국정 수행능력과 소신행정을 펼쳐왔다는 점에서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이다. '골프로비'니, '황제골프'니 하여 그동안 언론에 보도되는 내용만으로도 국민들은 크게 식상하고, 준엄하게 책임을 묻는 바이지만, 실제로 이러한 국민감정 외에 부적절한 처신이 있었는지 정확한 해명이나 법적 확인절차 없이 사퇴가 이루어지는 데는 아쉬운 점도 없지 않다. 이번 이해찬 총리의 '골프파동'으로 인한 퇴진은 여러 가지 시사점을 남겨주고 있다. 무엇보다 공직자의 사려 깊지 못한 행동, 비도덕적인 언행은 지위 고하를 떠나 더 이상 용납되지 않는 사회가 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위정자들의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한 행동은 반드시 그 귀결이 불명예스럽다는 것이다. 5·31 지방선거를 불과 2개월 여 남겨 놓은 시점에서 이 총리의 퇴진은 참여정부의 위기이자, 여권의 큰 부담이기도 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 사태가 더 이상 정쟁의 도구로 확대되는 것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야당으로서는 이처럼 선거의 호재가 없을 것이나, 성추행파문 등 형평성 문제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에서 지나친 정치적 악용을 경계한다. 정치권도, 언론도 이제는 민생안정을 생각해야 한다. 경기가 겨우 회복세를 타고 있는 시점에서 부질없는 공방을 계속하여 국정혼란을 부추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종단 리모델링 불사 서둘러야 진각종단이 입교개종 60주년을 앞두고, 올해의 종정지표를 '종단 리모델링'작업으로 밝힌바 있다. 총인원 등 종단의 외적인 환경개선은 물론 행정, 교법, 교육 등 종단 시스템 전반에 걸쳐 총체적이고 전방위적인 리모델링을 통해 60주년을 계기로 종단의 모습을 일신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종단은 우선 올해 종단 차원의 49일불공을 회향하는 대로 총인원의 담장 철거를 비롯해 외부 면모를 바꾸고, 종헌·종법체계 손질 등 종행정 전반에 걸쳐 현안을 진단하고 변혁과 증흥을 모색할 방침이다. 특히 총인원의 주변 환경개선은 종단의 이미지뿐 아니라 지역 주민의 민원사항이기도 해서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진행되기를 희망한다. 종단혁신 불사를 위해서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철저하고 정확한 현안 진단이다. 올바른 현안 분석 없이 미래지향적인 대안이 마련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안 진단은 그 주체가 누구이고,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시각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진각종단은 이미 회당 대종사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를 거치면서 전 집행부 등에서 추출한 중장기 발전기획들이 수립된 상태이므로 이를 근거로 핵심불사들의 선후본말을 세워간다면 크게 무리가 없을 것이다. 진각종단의 입교개종 60주년의 의미는 생활불교, 실천불교 종단으로서 진각종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해야하는 '경장(更張)'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경장은 거듭나는 것, 개혁을 의미한다. 골격은 그대로 하되 비가 새는 지붕도 바꾸고, 대문도 바꾸는 것이 경장이요, 리모델링이다. 임기응변이나 즉흥적인 개혁이 아닌, 정확한 현안 진단을 바탕으로 한 시대가 요구하는 면모로 종단이 탈바꿈될 때 제 2, 제 3의 창종이 가능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