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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라마가 전하는 일상의 자비

허미정 기자   
입력 : 2005-05-14  | 수정 : 2005-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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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라마님 자신이 분노와 증오의 감정을 가지신 적은 없습니까? 있다면 마음을 어떻게 다스려서 진정시킵니까?" "나도 때로는 화가 나거나 울화가 치밀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분노와 감정을 그냥 내버려둡니다. 내버려두면 분노의 감정이 오랫동안 마음에 머무르는 일은 없으니까요." 제 14대 달라이라마가 분노를 다스리는 해결방안을 명쾌하게 들려준 대답했다. 티베트 민족의 정신적, 정치적 지도자이며 세계평화의 사도로 존경받는 달라이라마의 강론과 법어를 정리한 '달라이 라마님, 화날 때 어떻게 하세요?'가 출간됐다. 2003년 10월 31일부터 11월 11일까지 달라이라마가 일본을 방문했을 때 주요 강론과 법어를 녹취한 뒤 다시 문장으로 정리한 이 책은 불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지금을 사는 모두라면 누구라도 공감하고 실천할 수 있는 가르침을 설하고 있다. 일반인을 위한 강론으로 구성된 두 개의 장과 과학자들과의 만남, 정식 불교법어를 통한 정통 불교강론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각각의 강론 말미에 청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두어 청자들이 궁금해하는 사항에 대해 달라이라마가 진솔하게 이야기한 것을 담아내고 있다. '걱정하거나 불안할 때는 어떻게 하느냐' 질문에 그는 분노가 생기거나 낙담했을 때나 슬플 때나 용기를 잃었을 때는 조건에 상관없이 '입보살행론'에 나오는 산티데바(허공이 남아 있는 한/중생이 남아 있는 한/나 역시 남아 있으면서/중생의 괴로움을 없애리라)의 말로 보살 수행을 하는 것이 가장 도움이 되며, 이 말은 내 마음에 가장 용기를 준다고 말하고 있다. 그 외에도 회사 경영자로서의 올바른 마음가짐, 직장 내 갈등 해소방법, 폭력에 관한 뉴스가 범람하는 현실에서 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바른자세 등에 관한 현실적인 질문에서부터, 부처님과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방법, 마음의 평화를 찾는 명상법과 정통법어에 대한 질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문에 달라이라마는 때로는 재치 있게, 때로는 심오하게 불교의 진리를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달라이라마의 희망은 모든 사람이 행복해지는 것이고, 특히 티베트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것이라는 말에서 위대한 자비심을 읽을 수 있다. 허미정 기자 hapum@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