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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자로 가는 길(개정판)

백근영 기자   
입력 : 2004-10-07  | 수정 : 2004-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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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자란 속 뜰을 맑히는 비질 자국이 선명한 곳이요, 암자로 가는 고요한 길들을 따라 진정한 선(禪)의 진경이 눈앞에 펼쳐지고, 암자로 가는 길은 명상과 성찰을 지팡이 삼아 오르는 마음의 여정이자 수행인 것이다." 소설가 정찬주씨가 전국 50여 개의 암자를 소재로 쓴 기행산문집 '암자로 가는 길'이 개정판으로 나왔다. 1997년 출간 당시 수행자들과 불자를 비롯해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스테디셀러로 사랑을 받아 온 '암자로 가는 길'은 수행자들의 거처를 취재하여 그곳의 정보와 사실을 소개하는 동시에 구도의 길을 천착하는 기행산문집의 초석을 닦아냈다고 할 정도의 중요한 산문집이기도 하다. 이번 개정판은 판형과 편집, 디자인을 새로이 했을 뿐 아니라, 내용의 상당 부분을 첨가, 삭제하고 상당수의 사진도 추가, 변경했으며, 삽화도 다시 그려 수록했다. 또 최근에 변화된 암자의 소식이나 정확한 위치, 전화번호 등을 되잡아 여행 가이드북으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그리고 '암자로 가는 길'은 전국의 암자를 총망라한 화보집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자료적으로도 가치가 상당하며 예술적으로도 완성도 높은 1백여 컷의 사진들을 한꺼번에 만나 볼 수 있게 된다. 게다가 내용의 품격을 더해 주는 송영방 화백의 단아한 삽화는 독자들에게 또 하나의 재미를 더한다. 이 책을 통해 작가는 저잣거리에서의 어지러움과 수선스러움을 놓고 상처와 아픔을 위안 받는 안심(安心)의 여정을 소개하며, 독자들로 하여금 현실의 고난스러움을 딛고 삶을 향한 초발심을 되찾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암자란 수행자들이 머물다 가는 거처이자 구도정신의 본향 같은 곳으로 대개의 명승지들이 관광지로 탈바꿈하여 세속화되고 있는 요즘 그래도 깊은 산중의 암자만은 청정 공간으로 남아 있어, 옹달샘 같은 암자만의 정취에 함께 젖어 보면서 복잡한 일상과 소음에 시달리고 있는 우리들의 눈과 귀를 맑혀 보려 했다"고 작가는 집필의도를 밝힌다. 20여 년 동안 선과 암자를 징검다리 삼아 명상적 산문과 소설을 발표해 온 작가 정찬주씨는 장편소설 '산은 산, 물은 물' '만행' '다불' '대백제'를 펴냈고, 산문집으로 '선방 가는 길' '암자가 들려준 이야기' '돈황 가는 길' '나를 찾는 붓다기행' '길 끝나는 곳에 암자가 있다' '소박한 삶' 등이 있다. 또한 창작동화 '동화로 읽는 산은 산, 물은 물' '눈부처'를 펴냈으며, 번역서 '날마다 새겨듣는 붓다의 말씀' 등을 출간했다. 백근영 기자 muk@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