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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이 좋아 산에 가네

백근영 기자   
입력 : 2004-09-06  | 수정 : 2004-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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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불을 때는 구들방, 창호지를 바른 창살, 구불구불 구부러진 기둥과 서까래….' 옛사람이 살던 모습을 보여주는 사찰은 우리 사회 어느 곳 보다 전통을 고수하고 있으며, 우리가 잊고 있는 과거의 모습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매개체가 된다. 하지만 '일주문, 대웅전, 대적광전' 등 다양한 전각의 이름, 수많은 부처와 보살의 명호 등 불교의 이런 요소들은 일반인들에게 여전히 낯설음을 전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대개 절을 찾는 많은 이들이 무얼 어찌해야 할지 몰라서 이리저리 기웃거리기만 하고, 또 어려운 걸음을 하고도 대충 눈에 보이는 것만 보다가 제대로 묻지도 못하고 돌아가기가 다반사다. 저자 김경호씨는 이처럼 불교를 잘 몰라서 절의 곳곳을 낯설게 바라보는 이들을 위해 불교의 교리나 철학적 설명 대신 산사와 불교를 구성하는 요소 하나하나에 담긴 불교의 정신과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불교를 문화적으로 친밀하게 향유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다. 책에는 산사의 구조와 그 안의 조형물이 지닌 의미에서부터 수행, 안거, 사경 등 스님들의 구도의 길과 팔상도, 십우도, 괘불 등 불화에 담긴 부처님의 생애 등을 비롯해 불교의 세계관을 일화와 함께 써내려 놓고 있어, 불교의 다양한 요소들을 총망라해 설명해 두고 있다. 이 책 '절이 좋아 산에 가네'는 불교 초심자들은 물론 우리 전통 문화에 대한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 불교 문화 에세이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될 것이다. 저자는 "우리 정신의 원형으로 자리한 불교가 신앙의 대상 이전에 문화적으로 이해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한다. 백근영 기자 muk@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