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마가 도로 공덕 된다

밀교신문   
입력 : 2020-04-20 
+ -

thumb-20200323092355_a866cd5715a87ee21b560ec789ecdc22_xi0u_220x.png

 
“정진 중에 일어나는 마장(魔障)은 곧 법문이라. 우리 밀교 삼륜신은 행자에게 법(法)을 주어, 자기 허물 결점(缺點) 등을 체험(體驗)으로 알게 하고, 육행 실천하게 함이 법신불의 서원이라. 아직 증득(證得) 못한 이는 마장이라 하지마는, 모든 지혜 밝은 이는 법문이라 하느니라.”
 
마(魔)는 우리 주변에 함께 공존하면서 삶을 어렵게 하며, 심하게는 목숨을 뺏기도 하지만, 때로는 삶의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마는 마장(魔障)으로 외마(外魔)와 내마(內魔)가 있습니다. 외마는 자연의 마장, 시간의 마장, 사람으로부터 받는 장애요. 자연으로부터 받는 마장은 자연에 고마움을 모르고 훼손하는 응보요, 시간의 마장은 게으름에서 오는 것이요, 사람으로 받는 마장은 은혜 입고 갚지 않은 것이 근본입니다. 내마는 귀신마(鬼神魔), 귀매(鬼魅), 망양魍魎), 산정요괴(山精妖怪), 음란마(淫亂魔), 천마(天魔) 등으로 팔만사천의 마가 있다고 합니다.
 
수행자의 내마는 신심(身心)에서 일어나는 자심마(自心魔)를 말합니다. 종류는 오음마(五陰魔), 번뇌마(煩惱魔), 음난마(淫亂魔), 사마(死魔), 천마(天魔)를 근본으로 산란마(散亂魔), 탐욕마(貪欲魔), 진심마(嗔心魔), 기쁨마[喜魔], 슬픔마[悲魔], 조금 깨쳐 족한 마(魔), 깨달았다는 마[知解魔], 아만마(我慢魔), 마음 내지 않는 마, 희론마(戱論魔), 인과(因果) 없다 하는 사견마(邪見魔) 등이 있습니다. 외마이든 내마이든 자심마든 잘 다스리면 장애가 되는 것이 아니라, 공덕으로 바뀌게 됩니다.
 
육도(六道) 중에 천상·수라·축생·아귀·지옥은 받기만 하는 세상이라 자유가 없습니다. 인간계만 인을 짓기도 하고 과를 받기도 하는 세상으로 좋은 것과 나쁜 것이 반반으로 공존하는 세상입니다. 이것은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영원하지 않다는 의미도 됩니다. 즉, 좋은 일에는 반드시 마가 따르고, 나쁘고 어려움 뒤에는 반드시 좋은 일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세상에 사는 우리는 좋은 것과 나쁨을 조정할 수 있어 마장을 공덕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바꾸는 방법은 마장을 장애로 보지 않고 사정에 알려주는 법문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마장과 법문은 같은 것이지만 받아들이는 마음에 따라 다릅니다. 마를 마장이라 하면 장애를 뜻하는 것으로 고통이 뒤따르게 되고, 법문이라 하면 받아야 할 고통을 복이 되게 깨달음을 주는 예언으로 받는 것입니다. 이 이치를 알고 좋은 일과 나쁜 일에 너무 기뻐하거나 슬퍼하지 말며, 두려워하거나 싫어하지도 말고 좋은 법문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마가 도로 공덕 된다.’는 진리를 가장 잘 보여주신 분이 싯다르타 태자입니다. 인간세계의 주인공이 인간이듯이 하늘의 주인은 천상계에서 가장 높이 있는 타화자재천의 마왕 파순(波旬)입니다. 싯다르타는 보리수 아래 정진 마지막 새벽, 잠자는 마왕 파순(波旬)을 깨워 마군(魔軍)을 항복시키고 성불 공덕을 얻었습니다. 마왕을 성불의 증명자로 만든 것입니다.
 
마는 사람들이 좋은 인을 지어 공덕 받는 것을 싫어하며, 악을 지어 고통받는 것을 좋아합니다. 진언 수행자는 과거의 지은 악업이 고통으로 나타난다는 것을 알려주는 마의 기뻐하는 모습을 법신불이 보여주는 법문으로 받아들여 공덕으로 돌릴 수 있습니다. 법문으로 받아들이면 나타나는 현상은 본래 내가 받을 업(業)을 축소하여 보여주는 것임을 알게 됩니다.
 
축소된 업에서 좋고 나쁜 업을 판단하여 좋은 업은 장려하는 법을 세우고, 나쁜 것은 미리 막아 받지 않도록 법을 세우면 됩니다. 특히, 서원 있어 불공할 때 마장이 잘 나타납니다. 그것은 받아야 할 악업(惡業)을 공덕으로 바꾸기 위한 불공이기 때문에 받을 업이 축소되어 나타납니다. 이때 보여주는 법을 잘 판단하여 실천하는 것입니다. 법문은 들어올 때는 기세등등하지만, 신심으로 용맹을 세우면 마장이 나갈 때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서원 불공하면 왜 마장이 일어나는지 궁금할 것입니다. 실지로는 불공하지 않아도 마장은 나타나지만, 모르고 지날 뿐입니다. 우리의 불공은 없는 것을 얻고자 하거나, 가지기 어려운 것을 가지려 하거나, 부족한 것을 채우고자 하고, 명예와 권력을 얻고자 하는 것입니다. 모든 것이 갖추어지지 않을 때는 그 어떤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그 이유를 알려주는 것이 법문인데 우리는 마장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만일 서원할 것이 없으면 불공하지 않을 것이요 법문도 나타나지 않을 것입니다. 복을 구하는 불공이 아닌 마음을 닦는 수행을 하는 사람이 많으면 법문 마장 같은 것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이 세상에는 지혜와 능력을 갖추고도 얻지 못하고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왜 갖지 못하고 이루지 못하는지 원인을 안다면, 누가 가난하게 살고, 누가 병들며, 누가 불화의 고통을 받겠습니까? 누가 있어 그 원인을 알려주겠습니까? 자연이 조짐을 보여주지만, 우리의 알지 못하고 안타까워합니다. 이제 불공으로 얻고 채우고자 하지만, 얻고 채워지는 것이 아닙니다.
 
부처님은 나의 것을 뺏거나 벌을 주는 분이 아닙니다. 다만 인과응보를 보여줄 뿐입니다. 보여준 법문은 서원에 장애가 가장 많은 원인부터 나타납니다. 욕심이 많거나 집착이 강하면 물질로부터 나타나고, 교만심과 남을 업신여기면 불상사로 보여주고, 성냄이 많으면 투쟁하는 모습으로 보여주고, 방일하고 게으름이 많으면 아프거나 슬픈 일들로 나타나며, 마음이 불안하고 산란하여 중심을 잡지 못하면 사기를 당하는 상황이나 헛된 꿈으로 보여주고, 어리석음이 많으면 부서지고 실패하는 현상들이 주변에 나타나게 됩니다. 가장 많이 나타나는 법이 의심과 욕심과 게으름과 어리석음입니다. 막는 방법은 희사와 염송법을 중심으로 잘못을 참회하고 용맹을 세워 정진하는 것입니다.
 
법문은 수행자의 능력에 맞추어 자비로 보여줍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믿음만 확실하면 얼마든지 실천할 수 있습니다. 자비로 보여주는 법문조차도 실천하지 않는다면 서원은 이루어지지 않으며 성공적인 삶은 살지 못할 것입니다. 자비로 보여주는 법문은 실지 상황이 아닙니다. 본래 지은 인(因)으로 크게 받아야 할 고통을 축소하여 보여주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나타나고 보여주는 법문은 꿈속에서 일어난 상황이 꿈을 깨고 나면 없었던 것처럼 실지가 아닙니다. 실지 받아야 할 큰 고(苦)가 약간의 금전과 약간의 시간과 약간의 물질로써 사라지게 됩니다. 법문의 가르침대로 실천만 하면 고통이 공덕으로 바뀌게 됩니다. 누구나 불공하여 증득해 보면, 불가사의함을 확연하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마장이 도로 공덕으로 변하는 불가사의한 이치를 진각성존은 ‘실행론’에 밝혔습니다.
 
“난행고행(難行苦行) 단련(鍛鍊)하여 몸과 마음 금강같이, 인격완성하게 하는 제일 좋은 방법이라. 애착심(愛着心)이 화하여서 평등심이 되게 하고, 탐욕심(貪慾心)이 화하여서 희사심이 되게 하고, 진에심(嗔恚心)이 화하여서 화합심(和合心)이 되게 하고, 우치심(愚癡心)이 화하여서 일체 지혜 밝게 하며, 사견집착(邪見執着) 끊어져서 일체 무애(無礙) 되게 하니, 마(魔)가 되지 아니하고 도로 공덕 되는지라.” 하였습니다.
 
‘실행론’은 일상생활에서 체득한 법이므로 한글을 아는 사람이라면 어느 항목이든 7번 이상만 독송하면 깨달을 수 있습니다.
 
마장을 장애로 보고 법문을 공덕으로 생각하는 것은 우리의 자유입니다. 고통을 받고 공덕을 받는 것도 우리의 자유입니다. 모든 것들이 나의 마음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므로 무엇을 받아도 불평과 불만의 마음을 가지지 않고 항상 고마움과 감사의 마음을 지녀야 합니다. 자연이 고맙고 시간이 고맙고 상대방이 고맙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불평하고 불만을 가지는 것은 자신을 불평하고 자신에 불만을 품는 것이 됩니다. 일반 신앙자(信仰者)는 무엇인가를 구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이것은 윤회의 업(業)을 짓는 것입니다. 윤회의 업에서 자유자재할 때까지 복덕이 필요합니다. 진언 수행자는 복덕(福德)과 공덕(功德)을 동시에 쌓기를 바랍니다. 복덕을 쌓는 것은 업장(業障)을 녹여 현실 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것입니다. 인과의 업장이 완전하게 사라질 때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굳건한 믿음으로 비로자나불이 보여주는 법문을 볼 수 있는 혜안(慧眼)을 열어야 합니다. 혜안이 열리면 육행 실천을 바탕으로 용맹정진하시기 바랍니다.
 
‘마가 도로 공덕 된다.’ 하는 말씀을 다시 한번 생각하시면서 윤회의 업에서 자유자재할 수 있을 때까지 정진하시기 바랍니다.

5면-자료사진.jpg

혜정 정사/기로스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