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삼밀수행을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밀교신문   
입력 : 2020-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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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뜻으로 주송(呪誦)하되 급(急)하게도 하지 말며, 더디게도 하지 말고 고성(高聲)으로 하지 말며, 염송하는 글자마다 분명하게 소리 내어 자기 귀에 듣기 도록 관념하는 그 본존과 자기 몸의 그 글자와 염송기수(念誦記數) 펼지니라.”
 
밀교 수행을 하기 위해 먼저 비로자나불로부터 가지 관정을 성취하여야 합니다. 가지 관정을 받는 이유는 중생의 신구의 삼업을 불(佛)의 삼밀(三密)로 바꾸기 위한 불사입니다. 삼밀가지란 첫째 도량을 청정하게 가지 관정[身密灌頂] 하고, 두 번째 본존과 서원문을 가지 관정[口密灌頂] 하며, 세 번째 수행자 자신을 가지 관정[意密灌頂] 합니다. 가지 관정은 염송 기수를 펼치기 위하여 신구의를 청정도량을 조성하는 불사입니다.
 
첫째 수행자의 몸을 정화합니다. 신상(神像), 부적(符籍), 살생도구 등을 몸에 지니지 않으며, 나찰, 야차의 형상을 짖지 않고 자비한 모습으로 귀명단(歸命壇)을 조성합니다. 추위와 더위, 배고픔과 헐벗음, 모기나 해충의 침범에서 흔들리지 않는 자세가 가지 관정을 받은 신밀(身密) 성취입니다. 둘째 진언과 서원문 정화입니다. 서원문을 작성할 때 본존에 귀명하고, 자신의 허물을 참회하며, 사대 은혜에 보답하고, 불법(佛法)이 흥왕하기를 서원하며, 자연의 재해와 역병과 전란이 일어나지 않는 불국토를 건설하고자 서원합니다. 불충(不忠), 불의(不義), 불효(不孝), 불선(不善), 지나친 욕심, 원수를 갚고자 하는 마음, 자기만을 이익되게 하지 않는 서원이 가지 관정을 받은 구밀(口密) 성취입니다. 셋째 자성의 심인(心印) 정화입니다. 욕심, 성냄, 어리석음, 교만심, 의심을 없애고 지혜와 자비와 용맹심을 갖추는 것입니다. 이기주의적 소망이나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공포심을 버리고, 흔들림 없는 믿음을 굳건하게 하도록 가지 관정을 받는 것이 의밀(意密) 성취입니다. 신구의(身口意)의 삼업을 비로자나불로부터 가지 관정으로 삼밀 성취한 후에 염송기수를 펼치면서 정진하면 쉽게 해탈의 공덕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염송기수를 펼치는 법은 수행자 몸의 여섯 부위를 불보살이 머무는 도량으로 정하고 진언과 함께 머물도록 오른손으로 포자(布字) 하는 작법입니다. 방법은 오른손 모양은 엄지손가락을 약지 밑에 두고 편 상태로 몸의 중앙인 배꼽 부위를 포자하면서 ‘옴, 비로자나불’을 송(誦) 합니다. 다음으로 왼편 옆구리 부위를 포자하면서 ‘마, 아축불’을 송하며, 다음으로 명문(命門) 부위를 포자하면서 ‘니, 보생불’을 송하며, 다음으로 오른편 옆구리 부위를 포자하면서 ‘반, 아미타불’을 송하며, 다음으로 단전(丹田) 부위를 포자하면서 ‘메, 불공성취불’을 송하며, 끝으로 인후(咽喉) 부위를 포자하면서 ‘훔, 금강제보살’을 송합니다.
포자하는 위치가 분명하게 하여야 합니다. 염송기수를 포자한 다음 금강지권을 결인(結印)하고 염송합니다. 관하는 방법은 ‘옴’, ‘마’, ‘니’, ‘반’, ‘메’, ‘훔’을 포자한 위치마다 ‘옴마니반메훔’을 한 번씩 부르면서 회전시키는 방법이 있고, ‘옴마니반메훔’을 한번 부르면서 여섯 위치 전체를 회전시키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러한 염송법은 마음을 일경에 모으기 위한 법입니다. 수행자가 염송할 때마다 쉽게 마음이 일경이 되면 굳이 이러한 회전방법을 행하지 않아도 됩니다.
 
염송(念誦)이란 입으로 내는 소리를 송(誦)이라 하고, 마음으로 내는 소리를 염(念)이라 합니다. 이로써 오불[佛] 포자의 신밀과 소리[法]의 구밀과 마음[僧]의 심밀이 성취로 불법승 합일의 염송이 되는 것입니다. 염송(念誦)의 묘미(妙味)는 입으로 소리 내어 마음의 울림으로 진언이 온몸에 스며들어 쌓여 있는 업(業)을 밀어내듯이 하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목구멍소리 내면서 울림이 없는 염송은 도(道)를 이루는데 아무런 이익이 없습니다. 염송의 종류로는 하나의 진언을 본존으로 정하여 염송하는 정염송(正念誦)이 있고, 본존을 정하지 않고 서원마다 진언을 다르게 염송하는 산염송(散念誦)이 있습니다. 진각종은 선종(禪宗)에서 하나의 화두(話頭)로 공부하는 것처럼 육자진언만 염송하는 정염송법을 행합니다. 육자진언인 ‘옴마니반메훔’을 염송함은 육행 실천하여 육도윤회에서 벗어나 해탈한다는 뜻이 있습니다. 같은 여섯자이지만 ‘나무아미타불’은 지옥을 벗어나 극락세계로 향하는 칭명(稱名)염송이요, ‘옴마니반메훔’은 육도윤회를 벗어나 불보살 세계로 환귀본처(還歸本處)하는 정염송입니다. 육자진언 수행 방법으로 음성염송·금강염송·삼마지염송·진실염송이 있습니다. 이러한 4종 염송을 서원염송(誓願念誦)에 배대하면, 식재(息災)염송·증익(增益)염송·항복(降伏)염송·경애(敬愛)염송이 됩니다.
 
염송 공덕에 관하여는 ‘실행론’의 <육자관행법>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구경해탈(究竟解脫)하기 위해 육자관행하는 자는 ……,” 여기에서 구경해탈은 구경열반과 구경성불을 이루는 첫 관문을 말합니다. 해탈 없이는 열반을 얻을 수 없고, 열반을 얻지 못하면 성불할 수 없습니다. 해탈은 가난과 병고와 불화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부족함이 있고 건강하지 못하고 만물과 화합을 이루지 못하면, 비록 출가하여 수행하여도 열반의 경지에 오르지 못할 것입니다. 구경 성불하려면 32상을 갖추어야 합니다. 가난에서 해탈할 때 8상이 성취되고, 병고에서 해탈할 때 8상이 성취되며, 불화(不和)에서 벗어날 때 8상을 얻음으로 해탈의 24상 성취되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열반묘심(涅槃妙心)의 상락아정(常樂我淨)에서 8상을 성취하여 32상이 갖추어지면 구경에 성불하게 됩니다.
 
“몸과 입만 깨끗하게 가작(仮作)으로 하지 말고 ……”는 자신의 몸을 청정도량으로 장엄함을 말합니다. 우주 법계와 이 땅과 이 몸은 본래 청정도량입니다. 우주법계는 영원한[常] 진리의 청정도량이요, 이 땅은 해탈[樂]의 자비 청정도량이며, 이 몸은 주인[我]으로서 청정도량이 됩니다. 가작으로 하지 말라는 말씀은 법신불이 화신불의 열반묘심(涅槃妙心)을 통하여 보여준 청정도량을 갖추도록 진실한 염송을 하라는 강조의 말씀입니다.
 
“어느 때나 그 마음을 다라니에 전일(專一)하여 ……”는 육자진언으로 수행 본존을 세운다는 뜻입니다. 금강진언 세워두고 다른 태장 잡 진언을 염송할 수 없음을 강조하신 가르침입니다. 진언의 첫 자가 ‘옴’으로 시작하는 진언이 금강진언이라 하며, 그 외의 진언은 태장진언이며 잡진언입니다.
 
“오불에게 귀명(歸命)하며 지심으로 참회하고 ……”는 비로자나불의 가지 관정을 받기 위한 마음의 자세를 뜻합니다. 오불 귀명은 지계(持戒)로 참회 실천을 뜻합니다. 비로자나불에 귀명은 불(佛)의 참회 귀명이요, 4불의 귀명은 법(法)의 참회 귀명이며, 금강보살의 귀명은 승(僧)의 참회 귀명입니다. “지심귀명례공양 운운……”으로 시작하는 불교의 대예참례(大禮懺禮)도 같은 의미를 지닌 예참문입니다.
 
“반가(半跏)로써 그 마음이 편안하게 정좌하여 일체 망상 모두 끊고, 다만 오직 관(觀)하기를 ……”은 반가부좌는 밖으로 치닫는 교만심을 조복시키는 자세입니다. 반가부좌는 결가부좌하기가 어려운 수행자에게 권하는 자세입니다. 중생을 표현하는 왼발을 아래로 하고 부처를 상징하는 오른발을 왼발 무릎 위에 올려놓는 길상좌를 취하면서 허리를 반듯하게 세우는 사상(四相)과 모든 번뇌를 조복 하는 자세를 말합니다.
 
“육도중생 무시이래 생사해중(生死海中) 윤회함을 원하건대 이제 모두 보리심을 발(發)케 하고 보살행을 행하여서 벗어남을 얻어지다 ……”는 수행자의 발심과 서원을 올바르게 세우라는 뜻입니다. 자신이 세운 강도발원(講度發願)이 올바름과 그릇됨을 살피는 가르침입니다. 수행의 구경 목적은 성불이지만, 중생 수행의 첫 목적은 일체중생이 모두 해탈성취하는 것입니다. 수행자가 보살의 자비심을 일으켜 육행을 실천하여 중생이 함께 육도윤회를 벗어나는 해탈 공덕을 얻기를 서원하는 것입니다.
 
수행자가 먼저 행주좌와 어묵동정에서 신구의를 청정하게 하여 비로자나불로부터 가지 관정을 받아 청정도량을 성취한 다음 진언으로 염송기수를 펼치면서 염송 정진하는 것입니다. 아침부터 저녁 잠자리에 들 때까지 무시 항송(恒誦) 하면서 육자진언을 마음으로부터 놓지 말아야 합니다. 이렇게 항송의 공덕이 쌓였을 때, 서원이 있어 정진한다면 그 원은 속히 성취될 것입니다. 오로지 육자진언의 정염송으로 일상생활에서 잘못된 습관을 버리고 좋은 인을 지어 해탈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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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 정사/기로스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