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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만큼 힘들 때 읽는 책

밀교신문   
입력 : 2019-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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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웅연 지음·담앤북스 펴냄·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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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선택하는 게 아니라 선택이 삶 속으로 마구 밀려들어오는 것이다. 선택이 나의 주인이며 우리는 선택을 초월하지 못한다. 근본적으로 삶이란 내가 선택하지 않은 것이며 또 언제 거둬들여질지도 알 수 없는 것이다. 여하튼 이런 선택에 웃든 저런 선택에 울든, 목숨이 붙어 있는 날들 동안의 야바위이고 마음놀음일 따름이다. 죽음은 선택을 취급하지 않으며 이런 선택이든 저런 선택이든 모조리 다 빨아들여 해체한다. 결국 선택을 하는 일도 선택을 당하는 일도 살아있음 속의 사건이고 관문인 것이다. 그러니 살아있는 한 어떤 선택이든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살아있기 때문에, 어떤 선택이든 감당해낼 것이다.”(59)

 

한때 극심한 우울감을 겪었던 저자 정웅연이 자신만의 통찰과 깨달음을 시적으로, 때로는 선사처럼 선적으로 표현한 에세이다. 저자는 세상과 자신, 삶과 죽음에 대한 통찰뿐 아니라 자신이 겪었던 극심한 우울 경험에서 깨달은 바를 알려주기도 한다.

 

이 책은 힘겨운 삶에서 편해지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삶을 버티고 죽음에 담담해지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정말 죽고 싶을 땐 책이든 먹을 것이든 아무것도 위로가 되지 않을 테지만, 삶에서 혹은 나 자신에게서 지나치게 기대치가 높다면 우리는 분명 편해질 수 있다.

 

죽을만큼 힘들 때 읽는 책은 저자가 평소 좋아하던 48개 선문답을 골라 자기 삶에 비춰보면서 풀어냈다.

 

이재우 기자 san1080@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