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심인당은 비로자나불의 금강법계궁

밀교신문   
입력 : 2019-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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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인당은 금강법계 비로자나궁전(毘盧遮那宮殿)이라.
정보리심 아축불은 그 동방에 항상 있고 /만법능생 보생불은 그 남방에 항상 있고
설법단의(說法斷疑) 아미타불 그 서방에 항상 있고 /이리원만(二利圓滿) 성취불은 그 북방에 항상 있다.
 
법신 비로자나불이 인증(認證)한 마음인 심인(心印)이 무시광대겁으로부터 업(業)을 지어서 윤회하는 중생심으로 변하였습니다. 다시 본래의 고향인 심인으로 돌아가기 위해 진언 수행으로 참회 정진하는 도량이 심인당(心印堂)입니다. 진각성존은 창종(創宗) 당시 참회원(懺悔園)이란 명칭을 6년이 지난 뒤 「심인불교(心印佛敎)」 「진각종(眞覺宗)」 「심인당」으로 개칭하고 법신 비로자나불을 교주로, 육자진언을 수행본존(修行本尊)으로 하여 밀교 교리를 확립하였습니다. 법신 비로자나불은 오직 하나 진리로 존재하며, 우주 법계의 심인으로 작용하면서 일체 만물을 포용함에 허공처럼 광대하여 시작과 마침이 없으십니다. 중생은 무명에 가리어 자신의 심인을 알지 못하므로 방편으로 화현(化現)하여 가지수법(加持修法)을 행하는 도량이 비로자나불의 금강법계궁입니다.
 
비로자나불이 자증교설(自證敎說) 하는 금강법계궁의 금강(金剛)은 비로자나불의 지덕(智德)의 견고함으로 중생의 번뇌를 깨뜨릴 수 있는 공능(功能)을 뜻하며, 법계는 부처님의 세계를 포함한 일체 국토를 말함이요, 궁전은 비로자나불이 일체의 공덕을 베푸는 청정도량을 뜻합니다. 그리고 석가모니불이 보살로 수행할 때, 연등불로부터 성불수기(成佛受記)를 받은 곳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이곳은 수행자가 비로자나불로부터 성불의 수기를 받을 수 있는 전법의 도량이요, 자성을 밝히는 심인도량(心印道場)이며, 일체의 장애가 사라지는 해탈의 자비도량(慈悲道場)입니다.
 
현교(顯敎)의 사찰처럼 불상(佛像)을 모시지 않아도 비로자나불이 무형으로 계시는 마음의 궁전이므로 중앙에는 법계체성지를 지닌 비로자나불이 청정법신으로 상주하며, 동방으로는 대원경지를 지닌 아축불이 자성법신으로 계시며, 남방으로는 평등성지를 지닌 보생불이 자수용법신으로 계시며, 서방으로는 묘관찰지를 지닌 아미타불이 타수용법신으로 상주하며, 북방으로는 성소작지를 지닌 불공성취불이 변화법신으로 상주하며, 간방으로는 일체지지를 지닌 금강보살이 응화법신으로 상주하는 설법하는 도량입니다.
 
5불과 금강보살들이 상주하면서 수행자가 본래의 청정본연(淸淨本然)을 얻고자 하면 비로자나불이 설하는 법을 듣게 되고, 만물과 명예와 건강과 화합하기 서원하면 아축불이 설하는 법을 듣게 되고, 공덕 쌓기를 서원하면 보생불이 설하는 법을 듣게 되고, 지혜문이 열리기를 서원하면 아미타불이 설하는 법을 듣게 되고, 하고자 하는 일에 장애 없이 성공하기를 서원하면 불공성취불이 설하는 법을 듣게 되고, 일체의 모든 서원을 이루고자 서원하면 금강보살이 설하는 법을 듣게 되는 곳이 금강법계궁입니다. 동방 아축불의 보리심, 남방 보생불의 공덕취, 서방 아미타불의 지혜문, 북방 불공성취불의 대정진, 간방 금강보살 자비행의 각각 다른 관문으로 법을 설 하지만 그 방향으로 염송하는 것이 아닙니다. 중앙 본존을 향하여 염송하면 오불과 금강의 모든 보살이 수행자의 원에 맞게 찾아와서 법을 설합니다. 수행법은 먼저 보리심(菩提心)으로 들어가[信] 공덕을 쌓고[施] 지혜를 밝히며[戒] 정진하여[念誦] 자비로 회향할 수도 있고, 공덕취(功德聚)로 먼저 들어가 지혜문과 대정진을 지나 보리심으로 회향할 수도 있고, 지혜문(智慧門)으로 먼저 들어가 대정진과 보리심을 거처 공덕취에서 회향할 수도 있고, 대정진(大精進)으로 먼저 들어가 보리심과 공덕취를 거처 지혜문에서 회향할 수도 있습니다. 또 네 가지 문을 그치지 않고 하나의 문에서만 머물면서 수행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수행방법은 수행자가 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서원에 따라 자연 절로 먼저 들어가는 문이 정해집니다. 모든 것은 법에 맡기고 수행자는 오로지 자신의 능력과 인지음에 따라 정진만 하면 무엇이든지 이루어질 수 있는 곳이 금강법계궁입니다.
 
불교에는 중생이 부처님을 찾아가는 길과 부처님이 중생을 찾아오는 두 가지 길이 있습니다. 중생이 부처님을 찾아가는 때는 불당(佛堂)과 법당(法堂)을 경치 좋은 장소에 웅장한 건물을 세우고, 화려하게 단청하여 찾아오는 이로 하여금 환희심이 나게 장엄해야 합니다. 그러나 부처님이 중생을 찾아오게 하는 길은 중생은 마음만 장엄하면 됩니다. 중생의 마음으로 최고 장엄 된 것이 금강법계궁입니다. 불당이나 법당에 들어가는 데는 삼문을 통과해야 합니다. 금강법계궁도 삼문을 지나야 들어갈 수 있습니다. 사찰의 화려한 장엄은 삼문(三門)으로 시작되고, 금강법계궁의 장엄은 삼밀(三密)로 이루어집니다. 사찰의 불당(佛堂)과 금강법계궁을 비교하면, 일주문(一株門)의 불이(不二)의 경지를 나타내는 장엄은 삼밀에서 두 손을 모아 결인(結印)하는 신밀(身密)과 같은 것이요, 천왕문과 사천왕문의 마군을 항복시키는 장엄은 삼밀에서 자신의 번뇌를 다스리는 진언 염송의 구밀(口密)과 같은 것이요, 불이(不二)로 들어가는 해탈문의 장엄은 오불(五佛)을 관하는 의밀(意密)과 같은 것입니다. 이처럼 금강법계궁은 외관상의 장엄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수행자 자신이 곧 최고의 장엄이 되는 것입니다. 밀교 수행자의 장엄은 먼저 몸과 입을 청정히 하고, 다음으로 욕심, 성냄, 어리석음, 교만, 의심을 버리는 자비의 장엄입니다. 자비의 장엄으로 부드러움이 있고, 청결이 있으며, 엄숙함이 있고, 예의를 갖추어 자성삼보(自性三寶)의 귀명(歸命)으로 해탈 공덕과 열반 공덕과 성불 공덕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해탈 공덕의 성취는 윤회하는 곳마다 가장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요, 열반 공덕의 성취는 윤회에서 대 자유인이 되는 것이며, 성불 공덕의 성취는 무상정등정각을 이루어 영원한 본성(本性)의 자리에 귀향하는 것을 말합니다.
 
중생은 마음이 너무 굳고 딱딱하여 많은 고통을 받고 있으면서도 본연의 자리로 귀향하려 하지 않고 있습니다. 욕심, 성냄, 어리석음, 교만, 의심(疑心)으로 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하므로 윤회의 자리가 점점 더 굳어지고 멀어지고 있습니다. 다섯의 근본 번뇌 중에 제일 좋지 않은 것이 의심입니다. 오로지 자기만을 생각함으로써 남의 모든 것을 무시하는 분위기에 젖어 있는 것이 의심입니다. 잠시만이라도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고 오탁(汚濁)에 물들어 있는 마음을 부드럽게 하고, 찰진 성품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비유하면, 쌀은 쌀끼리 서로 붙지 않습니다. 물을 부어 밥을 지을 때, 불기운이 닿아 익으면 저절로 붙게 되면서 쌀로서의 딱딱함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것입니다. 자기만을 생각하는 굳고 딱딱한 마음으로 주위의 세상과 융합하지 못하는 마음을 금강법계궁의 솥에 들어와 진언 염송의 물을 붓고, 용맹정진의 불꽃으로 욕심내고 성내고 어리석고 교만하고 의심하는 마음을 하나로 뒤섞여 본래의 자성으로 돌아갈 때, 개개인의 딱딱한 경계심이 변하여 일체중생을 생각하는 화합의 자비심이 일어날 것입니다.
 
이제 금강법계궁에서 진언 수행으로 자신의 마음속에 깊숙이 자리한 악(惡)의 씨앗을 녹여서 선(善)의 씨앗으로 바뀌도록 서원하고 정진합시다. 비로자나불의 금강법계궁전에서 자비의 물로 단단한 번뇌를 흠뻑 적시고 불리어서 용맹의 불로 익힌다면, 번뇌(煩惱)는 곧 보리(菩提)로 변할 것입니다. 보리의 공덕에서 지혜의 문이 열리고, 지혜의 문에서 중생을 제도하는 원력을 세워 대 정진한다면, 해탈의 자비 공덕이 성취될 것입니다. 해탈의 자비 공덕을 이룰 수 있는 우리들의 마음이 곧 금강법계궁이요, 내가 사는 집과 국토와 지구촌도 모두 금강법계궁이 될 것입니다. 이곳은 육자진언을 염송하는 복 밭으로 진리(眞理)를 앞세우고, 현실(現實)을 뒤세우는 부처님의 본뜻을 실천하여 원만한 상호공양이 영원토록 이루어지기를 서원합시다. 누구나 언제나 정법을 만날 수 있고, 해탈할 수 있는 곳, 육도 윤회를 벗어날 수 있는 도량을 만듭시다. 처음 금강법계궁에 들어왔을 때처럼, 다시 초심(初心)으로 돌아가 마음 모으고 앉아 고요히 세속에서 본심을 잃고 바삐 살면서 피곤하고 힘들었던 자신의 삶을 내려놓읍시다. 그리고 비로자나불의 자비로 장엄 된 가지 관정을 받고 가르침대로 실천하는 진언 수행자가 되기를 서원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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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 정사/기로스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