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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마음, 딸 마음
말이 참 조심스러운 요즘입니다. 생명이 주어진 순간부터 입을 트는 게 걸음마처럼 자연스러운 성장의 과정이었는데 뱉어낸 말을 주워 담을 수 없는 말의 무게를 체감하는 요즘입니다. 말을 많이 하게 되는 자리가 부담스럽고, 아무리 좋은 소식이라도 남의 얘기가 나를 통해 전달되지 않기 위해 늘 경계합니다. 대화 소재가 줄어드는 대신 뱉고 나서 후회하는 날도 덩달아 줄어듭니다. 말수는 적어지더라도 마음은 평온합니다. 무더위가 한풀 꺾일 때 방문한 문경 명상 마음 캠프에서 묵언수행을 하시는 분들을 보았습니다. ‘답답하지 않을까?’라는 궁금증에 해답을 주시듯 표정에서 해방감을 느꼈습니다. 돌이켜보면 세 치 혀에서 나온 말로 의도치 않은 상처를 주고 후회를 쌓는 과정을 반복하며 우리는 겪지 않아도 될 괴로움을 너무 많이 겪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닮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을까요? 그래서 유독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에게 눈길이 갔습니다.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의 목소리에는 향기가 났고 노랫소리가 들렸습...
2023-09-22
뇌 휴식
요즘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이라는 단어를 자주 접하게 된다. 해당 단어의 뜻은 ‘어떤 직무를 맡는 도중 극심한 육체적/정신적 피로를 느끼고 직무에서 오는 열정과 성취감을 잃어버리는 증상의 통칭으로 정신적 탈진을 나타내는 말’이다. 공식적으로는 업무 환경에서만 나타나는 증상으로 정의되어 있으나, 현재는 어느 환경에서나 사용하는 신조어 형태로 사용되고 있으며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볼 수 있는 흔한 증상이다. 아직 질병으로 정의된 것은 아니지만 심해지면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도 있는 주의가 필요한 증상이다.현대인은 더 나은 삶을 위해서 끊임없이 경쟁하고, 만족하는 결과물을 얻기 위하여 자기 계발을 포함한 많은 노력을 하며 살아간다. 이 과정에서 과로를 당연히 해야 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게 되고 하루를 마칠 때는 몸과 마음이 지치게 되며 해결하지 못한 일들에 대해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 지속되면 몸과 마음은 피로해지고 언급된 번아웃 증후군과 같은 증...
2023-08-30
학폭과 ‘더 글로리’
퇴임 후 화제작 ‘더 글로리’를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봤다. 학교폭력(學校暴力)은 화제에 자주 오르고, 학교폭력을 다루는 작품들이 숱하게 있어 왔지만 이 작품만큼 파급력을 가진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현실에서도 ‘더 글로리’가 등장하였다. 공직에 임명된 사람의 아들과 관련된 학교폭력 가해 사건을 ‘더 글로리 현실판’이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가해자 학생이 실질적으로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고 명문대 진학을 했다는 것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컸던 만큼 정부의 대책도 비교적 서둘러 나왔다. 정부의 대책은 학교폭력 기록 보존 기간 연장과 입시 불이익 확대에 초점을 둔 바, 출석정지, 학급교체, 전학 등은 졸업 후 4년간 기록을 보존, 이를 점차적으로 대입에 필수 반영하겠다는 것이다.처벌 강화가 학교폭력 문제의 해결에 기여하면 좋겠으나, 가·피해자 간 사법 분쟁뿐 아니라 학교를 상대로 한 소송도 폭증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처벌이 강화될수록 가해자는 피해자를 쌍방폭력의 당사자로 만...
2023-08-08
예술가로 피어나다
동네에 있는 작은 미술 학원에 나이가 지긋한 할머니가 그림을 배우고 싶다며 들어왔다. “나 같은 노인이 그림을 배워도 될까요?”라며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지만, 지팡이를 꼭 잡은 두 손은 긴장한 듯 떨고 계셨다. 어떤 그림을 배우고 싶은지 물어보니 본인 얼굴을 그리고 싶다고 하셨다. 인물화는 어려우니 간단한 꽃이나 나무 그림을 그리며 기초부터 차근차근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지만, 자화상을 꼭 그리고 싶다는 노인의 마음을 바꾸진 못했다. 본인이 그린 자화상으로 영정 사진을 대신하고 싶어 하는 <노인의 꿈>은 네이버웹툰에서 연재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을 읽으며 참 많이도 울었다. 나이 듦에 서러워서일까, 젊었을 때 시도해 보지 못한 미련 때문일까. 늙고 병이 드는 건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미래이다 보니 주인공의 담백한 독백에 마음이 쓰리다.매주 금요일, 2년째 나는 화실에 가고 있다. 고단한 한 주를 보냈으니 나와서 놀자는 친구들의 부름 대신 화실로 피신 간다. 그...
2023-06-29
현명한 표현방식
언어를 활용한 표현, 즉 말은 자기자신과 타인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누군가에게 특정 영감을 주고, 웃게 만들며, 크게는 누군가의 삶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 반대로, 의도하든 하지 않았든, 누군가를 상처 입히고, 감정을 상하게 하고, 크게는 누군가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따라서 말을 활용한 표현을 할 때는 신중을 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표현 방식에 주의를 기울이고 표현의 잠재적인 결과를 고려해서 표출하여야 하며, 존중하는 방식으로 표현하여야 한다.처음 물리치료사로 업무를 수행하며 환자를 대할 때에는 표현이 자기자신과 타인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때문에 수행하고 있는 물리치료적 중재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에만 집중하고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 즉, 표현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하였다. 또한, 주변지인을 대할 때 거침없는 생각들을 아무런 필터없이 표현했었다. 그...
2023-05-30
영상의 시대, 미디어 리터러시의 이해 2
‘수불석권(手不釋卷)’, ‘위편삼절(韋編三絶)’, ‘형설지공(螢雪之功)’……독서와 관련한 사자성어라 하면, 떠오르는 말들이다. 이 말들은 우리가 책에 대해 가지고 있는 관념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즉 우리는 좋은 독서란 ‘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책을 묶은 가죽끈이 세 번 끊어질 때까지 읽고 외며’, ‘어떠한 환경에서도 열중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이러한 독서 습관은 과거 책이 드문 시기의 독서 방법이었다. 이 시기에는 정보를 전달하는 매체가 오로지 책밖에 없었다. 그래서 책에는 당시 시대가 갖추고 있던 지식과 교양의 정수(精髓)가 담겼고 이를 경전(經傳)이라 불렀다. 그러나 오늘날은 책의 역할이 축소되었다. ‘매체가 범람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일전에 우리는 미디어 리터러시의 개념과 중요성에 대해 살펴보았다. 특히 유튜브와 같이 누구나 매체를 생산하고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의 사례도 살펴보았다. 매체의 범람을 가장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것이 바로 유튜브다. 설령 누군...
2023-05-02
낡은 겨울의 끝
쾌쾌한 미세먼지와 찬바람 겨울을 피해 부모님을 모시고 장거리 비행을 떠났다. 길거리에 나온 사람보다 들판에 풀린 양이 더 많은 곳, 변덕스러운 날씨로 일기예보가 소용없는 곳, 우리나라 계절과 정반대인 뉴질랜드에서 10박을 보내며 추운 겨울의 끝에 따스함을 묻혔다. 부모님과 떠나는 해외여행은 끊임없는 트로트 행진곡과 함께 477km를 달려야 하는 점 빼고는 모든 게 만족스러웠다.놀랍도록 비슷한 식성과 습관을 여행 도중에 발견할 때면 나는 영락없이 엄마, 아빠 딸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된다. 흔히들 여행은 나를 찾는 과정이라고 하지만, 부모님과 함께하는 여행은 다르다. 부모님의 행동 속에서 나를 발견하는 재미가 여행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어딜가나 물건부터 정리하는 습관은 아빠한테 물려받았구나’, ‘입국심사를 마치자마자 운동화에서 실내 슬리퍼로 갈아 신는 엄마를 보니 철저한 준비성은 엄마를 닮았구나.’ 평상시에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쳤던 상대방의 작은 ...
2023-03-30
시간을 합리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노력
요즘 주변에서 ‘킬링타임’(Killing time)이라는 단어를 보거나 듣게 되는 경우가 흔하다. 킬링타임이란 ‘무엇이든 할 일이 없을 때 남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무언가를 하는 것’ 또는 ‘불합리적인 방법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정의되어 있고 우리말로는 ‘시간 때우기’라고 표현할 수 있다. 우리는 어느 시대보다 쉽고 재밌게 시간을 때울 수 있는데, 그 이유는 IT의 발달과 스마트폰의 대중화에 있다.통신 매체들을 통해 우리는 수많은 프로그램과 영상 및 글들을 손쉽게 접할 수 있다. 이러한 매체들을 통하여 우리는 편리하게 다양한 정보를 활용하여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현대인들이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들은 다양한 매체 중에서도 게임, SNS, 유튜브, OTT(Over the top,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 서비스) 등과 같이 깊은 생각 없이 남는 시간을 손쉽게 쏟아부을 수 있는 것들이다. 이러한 요소에 시간을 사용하는 행위는 지식 역량 향상에 크게 기여하지...
2023-02-27
영상의 시대, 미디어 리터러시의 이해1
근 몇 년 사이 ‘미디어 리터러시’라는 개념이 뉴스나 신문 등에서 회자되고 있다. ‘리터러시’는 본래 독해 교육에서 사용되는 전문용어이다. 특히 국어교육을 전공하고 오랫동안 그 분야에 종사한 필자에게는, 이런 전문어(專門語)가 사회적으로 대두되는 현상이 더욱 흥미로웠다.리터러시(literacy)의 사전적 의미는 ‘글을 읽고 쓰는 능력’이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읽고 쓰는 능력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리터러시는 이해력, 문해력, 독해력 등 다양한 의미로 번역되기도 하며, 1957년에 번역된 한 서적에서는 교양으로 번역된 바 있다. 즉 리터러시는 정보를 ‘읽고’, ‘이해’하고, 이를 맥락 사이에서 파악하며 나아가 자신의 ‘교양’을 드러낼 수 있는 능력으로, 학생의 학습 능력과도 직결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문자, 즉 글뿐 아니라 이미지와 영상을 포함한 디지털 매체가 새로운 정보 전달 매체로 등장함에 따라 ‘미디어(media)’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결국 ‘미디어...
2023-01-31
당신은 어떻게 충전하나요?
인생의 성공은 국·영·수 성적순일 수 있어도 행복은 예체능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나요? 나는 이 말을 첫 직장에서 만난 사수에게 들었다. 직장생활을 오래 할수록, 흐릿했던 그 말이 조금씩 선명하게 다가온다. 다행히 아직은 월요일에 눈뜨는 게 싫지 않은 직장인이지만, 가끔은 너무 많은 시간을 회사에 바치고 있다는 생각에 잠긴다. 햇살을 느낄 새 없이 어둠이 깔리고, 날씨의 변화를 모른 채 하루가 저문다. 퇴근길에 만나자는 친구의 반가운 연락에도 한걸음에 달려가고 싶은 마음과 달리 물에 젖은 빨랫감 마냥 몸이 무거워 집으로 발걸음을 돌리고 만다. 무늬는 있지만 색깔은 없는 일상. 햇살을 쬐며 산책하는 대신 비타민 D 섭취로 하루 영양을 보충한다. 일이 끝났다고 해서 내 하루가 끝난 게 아닌데, 어째서인지 퇴근만 하면 바로 절전모드에 돌입한다.아이러니하게도 취미를 앗아간 회사에서 취미를 찾아보라 권한다. 코로나로 중단했던 직장 동호회를 재개했고, 빵빵한 회사지원금에 힘입어 수십 개의 동...
2022-12-29
물리치료사의 기본적 소양 중 하나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에서 물리치료사는 ‘신체의 교정 및 재활을 위한 물리요법적 치료를 수행하는 의료기사’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물리치료사는 신체의 교정 및 재활을 위한 물리요법적 치료이외에도 환자를 위한 일상생활 교육,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환자 교육, 환자 관리를 위한 보호자 교육 등 물리치료 교육을 수행한다.물리치료사의 주요 업무 특징이 물리요법적 치료와 환자 관리 교육 이기때문에 비교적 오랜시간동안 지속적으로 환자를 중재하는 일이 많다. 이러한 이유로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료인력 중 물리치료사는 환자 한 명 한 명과 대면하는 시간이 긴 편에 속하며, 이 과정에서 치료사는 환자와 많은 소통을 하게 된다.주요한 소통의 내용은 의사의 처방에 따른 환자의 중재 방향 설정 및 관리 교육에 대한 내용이지만 환자의 환경적, 사회적 특성에 따라 중재 및 교육의 내용이 달라질 수 있기에 치료사는 질 높은 중재를 위하여 최대한 적극적인 자세로 환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된다. 이러한 ...
2022-12-01
원칙이 존중되는 사회 2
일전에 우리는 읍참마속(泣斬馬謖)의 고사를 통해 제갈량의 원칙에 대해 생각해본 바 있다. 제갈량은 마속을 장차 촉(蜀)을 이끌어 갈 자신의 후계자로 생각했지만, 원칙을 우선으로 여기고 마속의 목을 베었다. 결국 인재가 부족했던 촉은, 제갈량 사후에 강유(姜維)의 분투에도 쓸쓸히 사라지고 말았다. 그래서 일부 사람들은 촉이 망한 것을 제갈량이 지나치게 원칙을 지킨 탓으로 돌리기도 한다. 제갈량이 원칙과 의로움을 준수했던 인물이라면, 그 반대의 인물로는 조조(曹操)를 들 수 있다. 삼국지연의에서 조조는 눈앞의 이득을 위해서라면 쉽게 원칙을 저버리는, 속된 말로 ‘꼼수’의 달인으로 나타난다. 병사들이 더위에 지쳐 허덕이자 조조는 언덕 너머에 매실 밭이 있다고 속임으로써 갈증을 잊게 한 망매지갈(望梅止渴)의 고사는 유명하다. 이러한 조조의 ‘꼼수’와 관련한 유명한 일화가 더 있다. 흔히 사람들은 조조의 숙적(宿敵)으로 유비(劉備)나 손권(孫權)을 떠올리지만, 조조 일생일대의 숙적은 원술(袁...
2022-11-03
누구의 복일까
“자성학교 봉사활동 왜 해요?”라는 질문을 주변에서 많이 받는다. 대답하면 “미리 복 지어서 좋겠네”라는 칭찬이 따라온다. 언제 어떤 형태로 돌아올지도 모르는 복 짓기보다는 초등학생들과 매주 자성 일에 만나는 시간 자체가 더 의미 있다. “다리 떨면 복이 날아간다.”, “복스럽게 잘 먹네”라는 어른들의 말씀은 나의 행동거지를 점검해주지만, 쌀에 물을 붓고 뜸을 들이면 밥이 되는 것처럼 복 짓기는 밥 짓기와 달리 내가 지금 어느 단계에서 뜸을 들이고 있는지 당최 알 길이 없다. 그래도 “착하게 살아라.”라는 말은 일시적인 행위로 느껴지지만, 복을 짓는 건 적금처럼 차곡차곡 쌓이는 것 같아 언제 들어도 기분 좋은 칭찬임은 분명하다.최근 광복절 연휴에 이어 모교를 방문했다. 동네 산책길이 모교를 따라 이어지는 만큼 물리적 거리가 가깝지만 심리적 거리가 멀어서인지 방문한 적이 손에 꼽는다. ‘나도 고등학생 무리에 섞이면 또래처럼 보이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지만, 풋풋한 얼굴, 펑퍼짐한 교...
2022-10-05
“타인의 고통에 대하여”
“80년 만의 폭우로 16명 사망‧실종”“관악구 반지하 일가족 비극…'80년만의 폭우' 7명 사망 6명 실종”“서초구 폭우 실종 40대, 지하 3층서 숨진 채 발견”“기록적 폭우, 뉴욕도 서울도… '기생충'을 떠올렸다”뉴스 특보가 계속된다. 위의 헤드라인을 한 뉴스들이 텔레비전에서 보도되고 있다. 80년 만에 서울을 중심으로 중부지역에 엄청난 비가 쏟아졌다. 말 그대로 80년 만의 기록적 폭우다. 자연재해에 속수무책이다. 저 속수무책인 시간과 공간이 내 앞에 닥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자연 앞에 인간 모두 겸손해야 한다. 그러나 어마어마한 자연의 파괴적 재해로 인한 위험과 위기 상황에서도 여전히 비극은 가난한 자들의 몫이다. 더 가슴 아픈 것은 고통의 가난과 비극이 소비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이다. 대통령이 침수로 사망 사건이 발생한 서울 신림동 반지하 현장을 방문하여 그 곳을 내려다보는 사진이 공개됐다. 그 장면을 보고 어떤 정치평론가 변호사는 ‘누추한 곳’에 방문했다고 말한다....
2022-08-30
원칙이 존중되는 사회 1
학교는, 2022학년도 1학기 기말고사를 끝마치면서 교사와 학생들은 무더위 속에서 긴 여름방학을 준비하게 되었다. 다른 현장도 마찬가지겠지만 교육 현장에 있다 보면 학생이나 학부모나 교사나 가장 민감한 영역이 바로 ‘평가’이다. 그때마다 늘 기준이 되는 것이 바로 ‘원칙’이다. 원칙대로 할 때 평가는 가장 공정해지고 교육은 온전해진다.원칙의 사전적 의미는 일관되게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규칙이나 법칙이다. 이러한 규칙이나 법칙은 강제성을 띤다. 사회 기본 질서 유지를 위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민법 총칙에서는 모든 사람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타인의 신뢰에 어긋나지 아니하도록 성의 있게 행동하여야 한다는 신의성실원칙(信義誠實原則)이라는 개념을 설정해 사회 구성원의 올바른 행동을 유도하기도 한다. 이런 점에서 원칙은 모든 사회 구성원이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행동 강령인 셈이다. 이렇게 중요한 원칙이 무시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삼국지에 등장하는 읍참마속(泣斬馬謖)을 생각해 보자. 가...
2022-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