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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4호-기대는 서원이 되어야

밀교신문   
입력 : 2018-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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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해년 새해가 밝았다. 세상 사람들이 새로운 시작에는 늘 기대를 한다. 국민들이 국가에 거는 기대도 그렇다. 불과 며칠 전 년 말 만해도 부정적 비판과 실망을 가득안고 우울해 했으면서도 새해라는 문턱에서는 늘 기대를 하고 희망을 품어보는 것이 우리네 인생사다.

 

기해년 새해에도 희망을 품는다. 국가는 국가대로 희망을 품고 종단은 종단대로 기대를 해 본다. 그러나 기대가 기대로 끝나면 욕심에 지나지 않는다. 끝없는 인간의 욕망, 그것은 인간세상을 발전시키기도 하지만 지나친 욕망이나 방향이 잘못된 것은 우리네 삶을 파괴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든 개개인의 생각과 사고, 행동이 중요하지만, 특히 공의 자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자세와 의식이 참으로 중요하다. 일찍이 부처님께서 “육적(六賊)의 노예가 되지 말라.”고 하신 것처럼 개인의 생각이나 감정에 빠져 행동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지구촌이 하나로 살아가는 지금은 나 한사람의 생각과 행동이 나만의 문제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모두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고, 모두가 공심으로 살아가기를 바란다.

 

너무 큰 기대인 것을 우리는 잘 안다. 그러면서도 마음에는 늘 기대를 한다. 보잘 것 없는 작은 것에서부터 어마어마한 일에까지, 한편에서는 자국의 이익을 위하여 전쟁을 일으키면서도 인류의 평화를 기원하고, 자기의 분노를 참지 못하여 온갖 횡포를 일삼으면서도 세상이 평화롭기를 바란다.

 

기대는 서원이 되어야 한다. 서원은 자기 맹세요, 자기 다짐이며, 자기 약속임과 동시에 자기 실천이다. 국가에 바라는 것도, 종단에 바라는 것도, 가정에 바라는 것도, 자기 변화가 이루어져야 하고 자기 창조가 이루어져야 기대가 비로소 희망으로 나타난다.

 

그동안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낸 부산물은 말로 다 나타내기조차 어렵다. 자연의 질서파괴는 물론이고 물질문명의 발달로 대기와 물과 대지가 오염되고 황폐화 된 정도가 역시 놀랄만 하며, 무엇보다 인간심성의 오염은 무어라 표현하기조차 어렵다. 광대한 꿈을 키우는 우주산업도 중요하고, 가난을 극복하는 경제정책도 중요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누구를 위하는 것이고 무엇을 위하는 것인지 새해에는 더 진중히 생각하고 실행해주기를 바래 본다.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재해가 이러한 인간의 욕심에서 시작하여 무분별한 개발과 행동에서 비롯된 것임을 우리 스스로 진단하고 있다. 오늘의 고통은 지난날 우리들이 만든 것임을 알고, 내일의 희망과 행복은 오늘 우리들의 실천에서 이루어짐을 자각해야 한다.   

 

삶에 녹아나지 않는 학문은 죽은 학문이듯이, 아무리 좋은 이론도 말씀도, 개개체의 실천적 삶으로 녹아나지 않으면 그 무슨 소용이 있으랴, 기해년에는 우리 모두가 자기 맹세를 통해 작은 것이라도 실천하는 한 해가 되기를 서원해본다.

 

과거에는 뛰어난 인물 한 두 사람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이끌어 왔지만 지금 세상은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각각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때, 세상은 발전한다. 자기자리에서의 역할,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각자의 역할을 잘 알고, 그것을 실천하는 삶이 전개되기를 바래본다.

 

세간에서 일어나고 있는 욕심이야 어찌 다스리기가 쉽겠는가마는, 그 세간을 견인해가는 종교에서라도 본을 세워야 한다. 종교는 진실이며 실천이다. 종교의 사명을 잃어버리면 우리들의 세간은 방황할 수밖에 없다. 기해년 새해에는 모든 종교가 본래 추구하는 목적을 실천하는 멋진 모습을 기대하며 우리 모두 나부터 실천하는 주인공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