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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재 등 인연신도 폭넓게 포용해야"

편집부   
입력 : 2009-06-22  | 수정 : 2009-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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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례의 변화양상과 의미' 주제 심포지엄

"천도재는 민간과 불교가 만나는 핵심의례이며, 49재는 그 정점에 놓인 의례로 49재를 치름으로써 불교와 인연을 맺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의례를 치른 후 신도관리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젊은 신자를 폭넓게 포용하지 못하고 있다."

성보문화재연구원 구미래 기획연구실장이 6월 20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출판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국종교문화연구소 2009년 상반기 정기 심포지엄에서 '불교의 죽음의례와 그 변화양상' 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은 주장을 내놓았다.

구 실장은 현대 불교의 죽음의례를 크게 종교조직의 범주에서 전개되는 천도재와 상업조직의 범주에서 전개되는 불교장례로 나누어 살피며 "천도재는 의례공간과 의례주체가 사찰과 승려, 유족(신도)으로 고정된 가운데, 죽은이를 보다 좋은 내세로 보내기 위한 불교 특유의 세계관에 입각해 행하는 의례로 시기와 대상에 따라 다양하게 존재한다"고 전제하며 "장례는 의례공간이 주검의 처리과정에 따라 다변화돼 있고 여러 의례주체가 개입된 가운데 행해지며, 죽음의 발생과 함께 주검을 처리하기 위한 필연적 의례로 진행된다"고 지적했다. 구 실장은 또 "최근 들어 성행하고 있는 합동천도재는 점차 다면화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며 "사회의 상대적 약자의 억울한 죽음에서부터, 역사적으로 방치된 문제적 죽음을 발굴하는데 이르기까지 천도재를 통해 각종 사회문제에 불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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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실장은 "이전에는 천도재의 대상이 인간에 국한됐지만 점차 죽어가는 생명들의 영혼을 천도하기 위한 동식물 천도재, 시위도중 살해된 돼지들을 위한 돼지천도재, 서울대공원 동물들을 위한 천도재, 화재로 소실된 남대문을 대상으로 하는 49재 등 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와 연계된 천도재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하며 "이러한 천도재가 인권문제와 생명권보호라는 사회운동의 차원과 연계돼 있다면 또 하나의 흐름은 각 사찰에서 동참자를 모집하는 다양한 합동천도재를 개최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구 실장은 "대표적 사례로는 세상에 태어나지 못한 채 모태에서 생을 마감한 태아를 위한 천도재를 예로 들 수 있다"며 "1990년 이후 낙태죄 규정의 형법제정운동이 종교계를 중심으로 전개되며 사회적으로 낙태문제에 관심이 집중되면서부터 일본의 '수자령 천도재'가 유입돼 우리나라에서 성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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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실장은 이밖에도 "조상령 천도재, 인연령 천도재, 소원성취 천도재, 회갑·칠순·팔순 천도재 등 각종 천도재가 치러지고 있고 의례대상과 의례목적에 따라 새로운 천도재들이 생겨나고 있다"면서 천도재를 치른 후 젊은 신자를 폭넓게 포용하는 방법으로 "상조회사에서 정립해 나가고 있는 불교장례에 대해서도 불교계의 교리적, 신앙적 관점에 근거해 의례기반을 마련하고 의식집을 발간하는 등 주체적 입장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죽음의례의 변화양상과 의미'를 주제로 열린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한국전통 죽음의례의 변화, 한국기독교 죽음의례의 변화양상, 병원의 장례식장화와 그 변화의 사회적 의미, 상조회사의 등장과 죽음의례의 산업화, 천도재의 새로운 양태-낙태아를 위한 천도재 등에 대한 주제발표와 논평, 종합토론이 이어졌다.

김선미 기자 sunmi7@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