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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인당을 향하며

한경필(위덕대 교수)   
입력 : 2006-11-30  | 수정 : 2006-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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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자성일불공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서는데 온 산야를 단장했던 울긋불긋한 색색들이 단풍들이 이제는 촉촉한 빗방울을 맞으면서 겨울 채비와 새로운 봄을 맞이하는 준비를 하듯 자리를 내놓고 있다. 거리의 노랗게 물든 가로수 단풍잎들이 도로를 포근히 덮어주며 나부끼는 것을 보면서, 문득 같은 학부 교수님의 인도로 심인당을 처음 접할 때가 생각이 나고 지금은 일상생활의 하나로 자연스럽게 가고 있는 자신을 보니 매력이 있는 곳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처음 원고의뢰가 왔을 때 오래 수행하신 신교도분들도 많은데 이런 기회가 주어져서 감사하기도 하고 송구할 따름이고, 처음 심인당을 접할 때부터 자연스럽게 써 내려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불교 4대 종파 중의 하나인 진각종은 비로자나부처님을 중심으로 육자대명왕진언을 신행의 근본으로 하고, 심인당은 우리 인간의 마음을 참회하고 실천하는 곳이라는 말씀을 전해 듣고 들어서게 되었다. 들어서자 옴마니반메훔이 새겨진 본존이 중앙에 자리하고 있어 불상이 있는 절과는 사뭇 달랐다. 정사님과 전수님이 본존을 보위하듯 앉아 계셨다. 우선 각자님과 보살님들의 자리가 있었고, 처음 오니 금강권(金剛拳)하는 법과 포자(布字)하는 법을 가르쳐 주신다. 이러한 명칭도 지금에서야 접하고 물어보기도 하여 알게 된 것이다. 신기하기도 하고 염송을 할 때에는 어색하기도 하여 입이 잘 안 떨어지기도 했고, 뭔가 하나하나에 의미가 있을 것 같아 좀 알면 좋겠다는 조바심도 생기곤 했다. 마침 대학 심인당에서도 그러한 시간을 내어 설명을 해주기도 하여 어렴풋이 알아갔지만, 한번 두 번 계속해서 접하니 자연스럽게 몸과 마음에 익숙해져 가 있는 자신을 보게 되었다. 그래서 자신을 참회하고 수행하면서, 어느 순간부터인가 제 마음속에 항상 자리잡고 있으면서 든든하게 지켜주시는 조부모님, 아버지 생각도 하게 되었다. 비로자나부처님도 내게는 열반하신 조부모님, 아버지와 같이 편안하게 자리잡고 계시는 분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느껴지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될 공기와 같이 보이지 않아서 그 무게감은 못 느끼지만 소중함은 알고 있다. 이렇듯이 반야심경의 음률이 좋아 발걸음이 끌리고 비로자나부처님도 내게는 조상님처럼 편안하게 생각하지만 그 위엄이 점점 더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