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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년 개띠, 그들에겐 어떤 일이?

김수정 기자   
입력 : 2006-01-25  | 수정 : 2006-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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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신드롬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병술년 벽두부터 58년 개띠들의 목소리가 거세다. 기획 때부터 화제를 불러모았던 책 '58년 개띠들의 이야기'는 연일 집중 조명돼, 언론을 강타하고 있다. 대체 58년 개띠, 그들에겐 어떤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각계각층의 사회 인사 27명이 공동 집필한 이 책은 58년생, 즉 전후 베이비 붐 세대로서 '잡초같은 인생'을 산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가난' '반공' '유신' '뺑뺑이' '5월' '5공' '민주' '자유' '6월 항쟁' 'IMF' '명퇴' 등의 키워드는 이들의 이야기 전반부에 실려 파란만장한 삶의 질곡을 보여준다. 급변하는 사회와 함께 성장하고 변화한 58개띠들의 인생에는 시대의 아픔과 눈물, 그리고 사회를 움직이게 한 원동력이 있다. 이 책에는 위영란 현대불교신문 편집국장, 장용철 본지 주필 겸 진각복지재단 사무처장, 박상률 작가, 이재무 시인, 방남수 화남출판사 대표 등 불교계 인사들도 참여해 개인적 성장체험과 사회를 향한 외침을 털어놓았다. 위영란 편집국장은 '일에 파묻혀 산 착한 개띠 여자'를 통해 자기희생형 인격체로 살았던 유년시절, 슈퍼우먼 증후군을 보였던 사회생활과 결혼생활 등을 고백했다. 또 '착한 여자 콤플렉스'를 겪으면서 느꼈던 한국 유교윤리에 대한 부당함에 대해 토로하고, 부모님 세대와는 다른 경제관에 대한 생활상을 말하는 등 58년 개띠의 삶을 술회했다. '승속동행의 삶'으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은 장용철 본지 주필 겸 진각복지재단 사무처장은 인생의 네 가지 화두, 즉 진리(종교), 문학(시), 통일(민주), 사람(인연)을 들고 인생을 참구했다고 말한다. 진각종에 몸을 담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8년 간 교화활동을 했으며, 현재는 진각복지재단에서 사회복지활동과 윤이상평화재단 등의 일을 맡고 있다. 또 '늙은산'을 통해 아버지를 가슴으로 품어 시인으로서 가지는 고뇌와 자성도 드러낸다. "목덜미에 굴레자국이 선명한 살찐 개보다는 주린 배를 움켜주고 산으로 돌아가는 들개가 되고 싶다"는 그의 말에서 58년 개띠의 강단과 의지가 엿보인다. "평범한 상대생이 불온한 책들과 만났고 5·18은 내 인생의 물길을 바꿨다"고 말하는 작가 박상률씨는 문학은 스스로 엮어나가는 삶과 자기 단련을 통해 익혀 가는 것이라고 말하고, 이재무 시인도 "시는 위안과 절망을 동시에 안겨주었다"며 까닭 없이 적의로 세상을 대하고 이웃의 선의를 곡해했던 시절을 떠올렸다. 한때 승려의 길을 걸었던 화남출판사 방남수 대표는 10·27 법난을 겪으며 괴로웠던 지난날을 회상하면서 현실을 탈피하기 위해 유격조교에 지원하고 제대 후 사문을 나오게 된 사연을 들려준다. 미국생활 끝에 월간 '여성불교' 편집주간과 화남출판사 일을 시작한 그가 "개 같은 인생을 살아남은 자들이므로 행복하게 살 권리가 충분히 있다"고 외친 마지막 글귀에서 희망의 메시지를 읽어낼 수 있다. '58년 개띠'는 이제 관용어처럼 통용되고 있다. 피해의식을 담고 있던 이 말이 지금은 사회 중추역할로의 몫을 톡톡히 해내는 단단함을 대변한다. 윗세대와 아랫세대를 연결하는 중간세대 58년 개띠! 격동하는 역사 속에서 산전수전 겪은 중간세대들의 외침 '58년 개띠들의 이야기'! 들개처럼 생을 헤쳐나가는 그들에게 뜨거운 갈채를 보낸다. 김수정 기자 puritymay@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