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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불서 입소문 꾸준한 인기

김수정 기자   
입력 : 2006-01-19  | 수정 : 2006-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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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서적이 점점 다양해지는 시점에서 독자들의 마음을 꾸준하게 사로잡는 책이 있다. 능행 스님의 '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이별하지는 않게'(도솔)와 법상 스님의 '생활 속에서 마음 닦기'(무한)가 그것이다. 이 두 권의 책은 독자들에게 회자되면서 새해에도 좋은 불서로 손꼽히고 있다. 정토마을을 지키며 불교 호스피스를 실천, 지난해 대한불교진흥원 대원상 단체부문을 수상하기도 한 능행 스님은 죽음에 다다른 이들의 사연을 담은 책 '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이별하지는 않게'를 펴내 "삶을 누렸듯이 죽음도 누려라!"라고 외친다. 스님은 또 죽음은 두려운 것만은 아니라며 "세상을 살다가 우리가 마지막으로 남기고 갈 수 있는 가장 고귀하고 아름다운 선물은 무엇일까요?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미소로 답하고 갈 수 있다면 그 얼마나 멋진 죽음일까요. 삶을 누렸듯이 죽음도 누려야 하지 않을까요?" 라고 말한다. 잘 죽는 법, 즉 well-dying은 고통 속에서도 사랑과 희망, 자비를 잃지 않으면서 죽음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남은 생을 정리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눈물의 사연들이 절절하게 담겨있는 이 책은 '우리나라 최초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이며 생의 마지막 순간의 기록이자 우리들이 맞이할 미래의 시추에이션'이란 평을 받고 있다. 돈, 명예, 권력의 욕심도 버리기 힘든데 하물며 시간의 욕심을 버리기란 또 얼마나 어려울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통을 참아 불경을 외우고, 극락세계에 가고자 조용히 기도하는 모습에서 죽음의 의미는 더 순결하게 다가온다. 따스한 손길을 내미는 능행 스님을 따라 그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해본다. "진정 행복하기를 바란다면, 삶 속에서 자유롭기를 바란다면, 내면이 늘 평화롭기를 바란다면, 그리고 그 마음 간절하다면, 이제 마음으로의 여행을 떠날 준비는 된 것입니다." 우리가 바라고 있는 행복이란 무엇이며, 행복과 불행은 어떤 기준으로 나뉘는 것인가. 법상 스님은 '생활 속에서 마음 닦기'를 펴내면서 행복은 결코 멀리 있지 않으며 밖에서 찾으려 하면 언제까지고 '휘둘리는 행복'밖에 얻지 못한다고 말한다. 또 마음의 평온함이 전제가 되지 않고서는 돈과 명예, 권력 등도 '휘둘리는 행복'밖에 되지 않는다고 전한다. '책은 세상과 나를 연결하는 시선'을 언급한 '지혜하기'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알리는 '평화롭기' '마음의 짐을 버리고 자유롭게 사는 방법'을 말한 '자유롭기' 등 세 부분으로 이 책은 나뉘어 있다. 이 세 가지는 평화롭게 자기 자신을 다스려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알리며 수행을 통한 깨달음은 온전한 나와 세상을 만든다. 법상 스님은 생활 속에서 불법을 찾아 불교의 이치를 쉽게 설명한다. 가령 "우리가 하는 모든 말 한마디 한마디는 어느 한마디 놓칠 것 같이 모두가 구업이 되어 버린다"며 숱한 말이 난무하는 세상을 경계하는데, 수행자는 크게 침묵하고 늘 애어(愛語)와 실어(實語)를 써야 하며 묵언(默言), 침묵하는 이의 내면세계는 언제나 고요하기에 마음의 중심이 밝게 서 있다고 말한다. 우리들의 언어생활 속에 망어(妄語), 양설(兩舌), 악구(惡口), 기어(綺語)를 정어(正語)로, 진어(眞語)로 여기고 돌이켜보라는 스님의 글 속에서 독자들은 스스로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을 것이다. 김수정 기자 puritymay@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