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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이현주목사 출판기념회

김수정 기자   
입력 : 2005-11-23  | 수정 : 2005-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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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간의 만남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다" 종교간 이해관계를 떠난 이들의 만남은 목적지가 동일한 기차여행과도 같았다. re_PB221799.JPG 정토회 지도법사 법륜 스님과 관옥(觀玉) 이현주 목사는 11월 22일 서울 영풍문고 강남점 이벤트홀에서 도서출판 샨티가 주최 한 '붓다, 나를 흔들다'와 '이현주 목사의 꿈 일기' 공동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불교와 기독교 성직자간의 만남으로 세간의 화제를 모은 출판기념회에는 200여 명의 독자들이 자리해 이를 실감케 했다. 이미 수 차례의 만남을 가져온 법륜 스님과 이현주 목사는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며 이 자리가 종교간의 만남이 아닌 '사람' 간의 만남임에 시종일관 입을 모았다. 법륜 스님은 불교방송의 100일 법문을 정리해 '붓다, 나를 흔들다'를 펴냈고, 이현주 목사는 꿈 이야기를 정리해 '이현주 목사의 꿈 일기'를 출간했다. '붓다, 나를 흔들다'는 부처님을 만나 교화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현주 목사의 꿈 일기'는 꿈이라는 사적체험을 통해 포교활동을 한 이야기를 실은 책이다. 비록 종교는 다르지만 각각 깨달음의 여정을 글로 담아냈다는 점에서 두 사람은 뜻을 함께 한다. re_PB221823.JPG 독자들과의 활발한 문답이 오간 가운데 스승의 가르침에 대한 질문에 법륜 스님은 "내가 모시면 그 분은 스승이 됩니다. 한국불교에 대해 비판하고 고민할 때 스승들께서는 '탑 옆의 소나무가 되라' '논두렁에서 마음을 고요히 하면 그 사람이 스님이고 그게 불교니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라며 존재를 일깨워 주었다고 말했다. 이 목사도 "자기가 속한 종교에서 가르쳐 준대로 만 살면 됩니다. 스승을 모신다는 건 행복한 일이지요. 어느 종교나 스승의 가르침을 믿으면 됩니다"라고 응수했다. 또 결혼관의 문제의식에 대한 질문에 이현주 목사는 "부부는 각별한 인연인 만큼 서로 애쓰고 인생의 길을 찾도록 노력해야한다"고 말했고 법륜 스님은 "부모를 원망하고 아내를 미워하며 자식에게 실망하는 것은 곧 자기 인생의 실패"라며 "내 인생을 좋게 만들 책임이 필요하기에 주어진 인연을 잘 이어가라"고 역설했다. 특히 법륜 스님은 사랑을 느껴본 적이 있느냐는 다소 난감한 질문에 단식 수행의 이야기를 예로 들면서 "배가 고픈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게 있을 때 배고픈 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해 독자들의 감흥을 불러 일으켰다. re_PB221849.JPG 두 성직자는 이날 종교간의 화합이나 교류 등에는 의미를 두지 말 것을 당부했다. 되레 "얼마나 대화가 안됐으면 의도적인 '종교간의 대화'를 만들었겠냐"고 반문한 뒤 "목사와 스님의 만남이 중요한 게 아니라 사람과 사람간의 만남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돈을 위한 종교간의 경쟁만 없다면 갈등도 소멸할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서로의 종교를 존중하는 법륜 스님과 이현주 목사는 재치 있는 입담을 펼쳐 두 시간의 열기가 식지 않게 했다. 금강경을 읽을 정도로 불교에 관심이 많은 이 목사와 기억나는 마태복음 구절을 술술 읊는 법륜 스님. 이날 출판기념회는 부처님과 예수님이 마주하고 함께 웃는 모습을 엿보이게 했다. "인생은 연습이고, 연습은 실패다. 지금부터가 출발이나, 이도 지나고 보면 연습일 뿐이다. 후회는 연습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생기는 것이다. 행복은 내가 만든다. 행복한 삶이란 자기가 행복한 줄 아는 삶이며 이미 행복한 사람임을 아는 것이다"라는 조언을 마지막으로 던져준 두 성직자는 어깨를 나란히 해 보였다. 김수정 기자 puritymay@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