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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평화를 위한 만남과 대담

김수정 기자   
입력 : 2005-11-22  | 수정 : 2005-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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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황금물고기/루이제 린저/9,500원 1911년 태생, 1944년 반 나치 활동, 사형선고 후 투옥, 1945년 석방, 활발한 작품 활동으로 명성을 떨치다 2002년 영면…. 루이제 린저는 파란만장한 삶을 산 독일의 여류작가로 평생 평화와 자유를 위한 글을 옮겼고 세상에 소리쳤다. '생의 한가운데' 등의 글을 잇따라 발표해 대표적 여류작가로 활동한 저자는 시대의 불의에 맞서 물러서지 않았다. 그리고 책 '평화'에서 달라이라마 스님과의 만남과 인류의 자유평화를 위한 글을 또 한번 풀어냈다. 저자와 달라이라마 스님과의 만남은 우연이 아닌 필연이고, 한 때의 스치는 만남이 아닌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 만남일 수밖에 없었다고 회고한다. 둘의 만남이 특별하진 않았지만 "성하(聖下), 당신을 보는 순간 제가 가진 모든 질문은 침묵하고 마는군요"라는 루이제 린저의 진실된 질문으로 대화는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일주일간 두 사람은 종교와 폭력, 평화와 자유, 불교와 여성, 중생의 구원 등 근원적인 문제에 접근해 이야기를 풀어갔다. 달라이 라마 스님은 "민주주의 국가들은 자국의 민주주의는 소중히 여기면서도 국제관계에 있어 다른 나라의 민주주의는 별로 존중하지 않습니다"라며 국제정서가 힘의 논리에 지배되고 있음에 일침을 가한다. 모든 것은 하나이기에 우리 한사람 한사람이, 각 민족이 저마다 지구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과 평화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고 되뇐다. 사도 요한이 생애의 깨우침을 '서로 사랑하라'고 말했듯 달라이라마 스님 역시 '서로 사랑하라!'고 말한다. 이는 일체의 폭력을 버리고 평화가 깃들면 온 세계가 평화롭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폭력 안에서 모든 것을 감싸안을 때 평화가 이뤄진다는 말에 루이제 린저와 달라이 라마 스님은 서로의 손을 맞잡았다. 살아있는 부처 달라이라마 스님, 평생토록 평화를 세상에 외친 루이제 린저. 이 두 사람의 대화에는 '평화'가 어떻게 담겨 있을까. 마지막 유고작인 '개 형제'와 더불어 이 땅의 평화메시지를 책장 곳곳에 심어둔 저자 루이제 린저가 사뭇 그리워진다. 김수정 기자 puritymay@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