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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월정사 단기출가학교 수행기

김수정 기자   
입력 : 2005-08-30  | 수정 : 2005-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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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에서 마음을 보다/민병직/운주사/8,000원 잠깐의 휴식을 맛보는 템플스테이가 인기라면 '산사에서 마음을 보다'라는 제목을 달고 출간된 이 책은 한 걸음 더 나아가 한 달간의 행자체험을 소개한다. 이 책은 저자가 직접 월정사 단기출가학교에서 수행하며 겪은 체험기로, 사회에서의 모든 관계를 뒤로한 채 마음으로 느끼는 변화를 담담하게 정리하여 모두에게 삶을 되돌아볼 기회를 마련한다. 단기출가학교의 행자들은 잘려진 머리털과 바닥으로 뚝뚝 떨어지는 눈물 속에 마음을 비우고, 삭발로 모든 업장이 소멸되길 기원하면서 머리털을 삭발기념탑에 묻는다. 벌점을 받아 108 참회를 반복하고 삼보일배로 절을 몇 바퀴 돌고 나서야 자세를 바르게 하고 염불소리가 커질 수 있었다. 스님들의 행자시절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들은 벽에 쓰인 글씨 '하심' 보기를 수 차례 반복한다. 이처럼 행자체험은 고되기만 한데, 왜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조기 마감된 것일까. 무엇이 나이와 신분을 뛰어넘어 하나로 모이게 한 것인가. 저자는 월정사 단기출가 프로그램이 '나는 누구인가'를 자각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진정한 웰빙문화를 느끼게 해줬다고 전한다. 또 참선과 유언장 작성과정을 거치면서 사물을 보는 생각의 변화를 털어놓는데, 특히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부분에는 뭔가를 얻고자 했던 초심에서 벗어나 마음을 비우기까지의 과정을 읽을 수 있다. 한 달간 마음 여행에 모든 걸 온전히 쏟아부은 저자의 기록은 '세상 사람들이 제일 그리워하는 삶'으로 가는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 '구름처럼 머물러 가는 존재임을 알고 허공처럼 살겠다'는 다짐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마음을 정화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템플스테이나 산사체험을 앞두고 있는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김수정 기자 puritymay@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