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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만해 한용운의 풀뿌리 이야기

허미정 기자   
입력 : 2005-07-28  | 수정 : 2005-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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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명말 홍자성의 어록 채근담은 가장 알기 쉬우면서 그 의미가 심장하고, 누구나 겪고 있으면서 또 알고 있는 일상생활의 평범한 사실을 문제로 삼으면서도 일찍이 깨닫지 못했던 인생의 참된 뜻과 가장 지혜로운 삶의 방식을 교시해 주는 책이다. 만해 한용운 스님은 이런 채근담을 강의해 묶어 '정선강의 채근담'을 내놓았다. 평범하면서도 간결하고, 그러면서도 스님이 하고자 하는 뜻을 매우 적절하게 표현하고 있는 '정선강의 채근담'을 시인 효림 스님이 '만해 한용운의 풀뿌리 이야기'로 다시 옮긴 책을 펴냈다. 홍자성 선생의 원문은 과감하게 생략하고, 만해 스님이 붙여 쓴 글만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번역해 발간한 이 책은 일생을 수행하는 승려로서, 그리고 민족수난기를 살면서 독립지사로 살아온 만해 스님의 삶과 사상, 철학, 그리고 역경과 고난을 이겨낸 처세술 등이 모두 들어 있다. 만해 스님의 내면세계를 새롭게 이해할 수 있는 이 책은 인간성 회복 및 현대를 살아가는 지혜를 얻을 수 있도록 300여 개의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특히 스님은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귀와 명예를 야생의 꽃과 화분의 꽃으로 비유를 들고 있는데, 한때의 권력이 원인이 되어 얻는 부귀 명예는 가지를 꺾어 화병 가운데 꽂아 놓은 꽃과 같아서 그 뿌리를 심는 것이 아니므로 그 시들어 버리는 것이 잠깐 사이에 있는 것 같이 누리는 시간이 가장 짧은 것이라고 말해주고 있다. 허미정 기자 hapum@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