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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정원으로 오라

오하린(작가)   
입력 : 2005-06-17  | 수정 : 2005-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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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정원으로 오라 이곳에 꽃과 숲과 촛불이 있으니 만일 당신이 오지 않는다면 이것들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리고 만일 당신이 온다면 이것들이 또한 무슨 의미가 있는가. 서기 일천이백년대에 아랍에서 살다간 잘랄루딘 루미라는 시인의 시입니다. 원래는 '봄의 정원으로 오라'는 제목인데 제가 계절만 하나 더 보탰습니다. 풍요로운 녹음 속에서 우리 사람들도 덩달아 메마른 가슴에 물이 오르는 시간들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떤 아름다운 자연도 함께 나눌 당신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으며, 또한 아무리 삭막한 환경일지라도 함께 견딜 당신만 내 곁에 있다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하는 뜻으로 저는 읽었습니다. 젊은이들이 데이트하기에 가장 좋은 장소는 어디인가 하는 설문조사 결과를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장소는 한적한 강가나 유명한 레스토랑이나 이름난 유원지가 아니었습니다. 그랬습니다. 데이트하기에 가장 좋은 장소는 따로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곁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곳이 어떤 곳이든 최상의 데이트 장소가 된다는 것이지요. 생각해보니 이번 글이 제가 쓰는 마지막 칼럼이더군요. 이 좋은 계절에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들 보내시길 빕니다. 하지만 혹시 나는 사랑하는 사람이 없다고 느끼는 분이라면 지금 당신 곁에 가장 가까이 있는 분을 사랑하시길 권합니다. 스쳐 가는 바람처럼 이름도 색깔도 없이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일상의 시간들이 당신만의 인생이라는 즐겁고 소중한 추억의 시간들로 바뀌어갈 것입니다. 나마스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