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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제 개운하게 참 잘 죽었다

밀교신문   
입력 : 2021-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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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웅연 지음·불광출판사 펴냄·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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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간 불교신문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장웅연 작가의 산문집 나는 어제 개운하게 참 잘 죽었다가 출간됐다.

 

저자는 2년 전 폐암 의심 진단을 받고 차라리 죽었으면 좋겠다고까지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죽음이 다가오니 살려달라고 기도했다. 여러번의 검사 끝에 폐결핵으로 진단을 받고 치료 후 완치되자 다시 삶은 거짓말처럼 지겨워졌다. 그리고 이 책을 썼다

 

이 책에서는 특별히 조주록에서 108가지 화두를 가져와 풀었다. 조주 선사는 중국 당나라 때 스님이다. 조주의 화두는 익히 알려져 있다. ‘개에게는 불성이 없다’, ‘뜰 앞의 잣나무’, ‘끽다거(차나 한잔 들게)’ 등이 조주가 던진 화두이다. 특별히 조주록에서 108가지 화두를 빌려온 것은 조주 선사가 120세까지 장수한 것에 주목해서다. 건강 비결만을 캔 것은 아니다. 지루하고 두렵고 힘들고 화가 나고가끔 행복할 뿐인 우리의 삶, 100년이 넘는 긴 세월을 넉넉히 살아낸 조주 선사의 마음 비결을 엿본 것이다. 선사는 말년에 어금니 한 개로 살았다. 최후의 어금니 한 개에도 자유자재한 마음의 괴력이 스며 있었던 것. 저자는 오랫동안 삶의 씁쓸함과 우울과 싸우며 담금질한 직관과 사유로, 누구에게나 있는 마음의 괴력을 밝히고 있다.

 

저자는 살다 보면 새로운 고초는 어김없이 찾아올테고, 아무쪼록 그와 비슷한 내구력의 용기가 주어졌으면 한다. 앞으로의 이야기는 그런 마음에 떨어진 몇 개의 청심환과 같은 이야기다고 전했다.

 

이재우 기자 san1080@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