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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곡 처능, 조선 불교 철폐에 맞서다

밀교신문   
입력 : 2019-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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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행, 자현 스님 공저·조계종출판사 펴냄·2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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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이 조선 후기 불교 말살 정책에 맞선 백곡 처능 스님(16171680)을 조명하는 백곡 처능, 조선 불교 철폐에 맞서다책을 펴냈다

 

중앙승가대 교수 자현 스님과 공동으로 집필한 이 책은 현재 조계종 총무원장을 맡고 있는 원행 스님의 첫 저술이다. 백곡의 숭고한 실천을 널리 알리고 시대를 뛰어넘는 귀감으로 삼고자 원행 스님의 박사학위 논문 일부를 저본으로 삼고, 그 위에 백곡의 생애와 우리말로 번역한 <간폐석교소> 원문을 덧붙여 출판하게 됐다.

 

왕조 국가에서 국왕은 절대점에 위치한다. 이런 국왕을 상대로 비판의 칼날을 겨누며 조선 불교를 지켜낸 분이 바로 승병장인 벽암 각성의 사법제자 백곡 처능이다.

 

전란의 상황에서 국왕과 유생들이 자신의 안위만을 위해 도망칠 때, 스님들은 승병을 조직해 국가와 민족을 위해 목숨을 바치며 산화하는 의기를 떨쳤다. 그럼에도 조선은 혼란이 수습되자, 스님들이 위험하다고 판단해 오히려 불교를 말살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이때 죽음을 각오하고 임금을 정면으로 비판한 8,150자의 상소간폐석교소>를 현종에게 올렸다.

 

백곡은 광해군 8년인 1616년 출행해 20여 년간 사법 스승인 벽암 각성을 모시며, 전란 과정에서 파괴된 사찰과 민중을 추스르는 실천행을 한다. 그러다 45세가 되던 1661년 현종과 유교 대신들이 불교를 말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목숨을 내놓고 불교 탄압의 부당함을 주장하는간폐석교소를 올린다. 이로 인해 폐사의 위기에 직면했던 봉은사와 봉선사가 존치될 수 있게 된다. 50세에 백곡은 정부로부터 남한산성 승통(僧統)에 제수되며, 54세에는 남한산성 도총섭에 오른다. 그러나 중생구제를 더 중시한 백곡은 오래지 않아 사임하고, 교화와 수행에 매진한다. 168064세의 고령으로 모악산 금산사에서 5일간의 대법회를 주관하고 71일 금산사에서 입적에 했다.

 

이재우 기자 san1080@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