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佛法)은 체요 세간법(世間法)은 그림자라

밀교신문   
입력 : 2019-06-04  | 수정 : 2019-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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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행론 설법- (1)자기반성, 자기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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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은 체요 세간법은 그림자라.” 주인공이 누구인지를 알고 살아가라는 이정표와 같은 말씀입니다. 세상에는 주인공들이 많습니다. 하늘도 땅도 만물도 주인공이면서 하늘과 땅에는 성주괴공(成住壞空)이 있고, 존재하는 만물에는 생주이멸(生住異滅)이 있고, 흐르는 시간에는 과현미래(過現未來)가 있고, 사람에는 생노병사(生老病死)가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각각의 주인공으로 법칙에 따라 변화가 무상(無常)합니다. 부처님은 변화무상한 법칙의 근원을 윤회법칙(輪迴法則)이라 하였습니다. 형상이 없어서 보이지도 않으며, 모양이 없어서 만질 수도 없고, 크기를 몰라서 측량할 수도 없는 법칙입니다.
진각성존은 이 법칙의 근본 체(體)를 ‘불법(佛法)’이라 하고, 모양으로 나타난 세간법(世間法)을 ‘그림자’라 하였습니다. 이제 불법(佛法)의 체(體)와 세간법인 그림자를 중심으로 참삶의 길[實行論]을 찾아봅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유정물이나 무정물은 각각의 주인공[價値]으로 자기의 몸이 있고, 자기의 소리가 있고, 자기의 마음을 가지고 활동합니다.
바위를 보십시오. 봄이 되면 물을 머금어서 시원하게 여름을 보내다가 가을이면 물을 뿜어내어 몸 안에 수분을 비웁니다. 나무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을이면, 봄과 여름에 머금었던 물을 뿜어내어 아름다운 최후를 장식하면서 가지 속의 수분을 모두 비웁니다. 가을에 물을 뿜어내지 못한 바위와 나무는 겨울에 얼었다가 봄바람에 녹는 과정에서 부스러지고 떨어져 나갈 것입니다.


이처럼 만물은 모두 추운 겨울을 보내고 새로운 봄을 맞이하기 위하여 머금고 뿜어내는 생존의 변화법칙에 순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주인공 중에 가장 으뜸가는 주인공인 만물의 영장(靈長)이라는 사람은 어떠합니까? 명예와 권력과 물질이 영원할 것이라 집착하여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정물의 바위 마음보다 부동(不動)의 나무 마음보다 못한 마음으로 살기도 합니다.


자연이 가르치는 무소유(無所有)의 법을 배운다면, 만물을 자유자재로 운용하는 걸림 없는 주인공[眞價]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굳이 욕심내고 집착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주인공이라는 생각으로 자연의 섭리에 순응만 하면 모든 원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나그네[無價値]요 손님이라는 생각으로 살면, 항상 부족하고 허전하며, 갈증과 불안만 증가할 것입니다. 우리는 다행스럽게도 주인공으로 살 수 있도록 인간으로 태어나서 부처님 법까지 만났습니다. 이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마시고 욕심도 버리고, 성냄도 버리고, 어리석음도 버리고, 집착도 버리고, 원망도 버리면서 티끌 하나 가리지 않은 적나나(赤裸裸)한 진면목(眞面目)을 찾아봅시다. 진면목을 찾는 수행의 길은 수없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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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각교전》「불교는 우리의 풍토성과 혈지성에 맞는 것」의 “불교는 교리 자체가 자기반성(反省)과 자기비판(批判)으로 참회(懺悔)와 실천이 주목적이기 때문에…….”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석가모니부처님을 비롯하여 과거 7불의 말씀은 “모든 악을 짓지 말고, 뭇 선을 받들어 행하라. 그러면 스스로 그 뜻이 깨끗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이다(諸惡莫作 衆善奉行 自淨其意 是諸佛敎)” 사악취선(捨惡就善)을 중심으로 선근종자(善根種子)를 심도록 가르친 말씀입니다. 선근종자를 심으려면 먼저 그 선근종자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선근종자란?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며, 중생이면 누구나 다 지닌 본래 자성이 곧 선근종자입니다. 다만 무명(無明)이라는 어두운 커턴 속에 겹겹이 싸여 있어 알지 못했을 뿐입니다. 이제 자기반성과 자기비판으로 어둠의 장막을 걷고 현실에서의 좋고 나쁨에 대한 원인을 깨달아 정도로 향하는 싹을 틔워 본래의 고향으로 돌아가는 마음공부를 합시다.


자기반성과 자기비판은 겉으로 보기는 같아 보여도 자세히 보면 다릅니다. 먼저 자기반성(自己反省)이란? 자신의 지난 일들을 살펴 참회(懺悔)한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지금의 나의 몸과 생각은 모두 과거로부터 인(因)을 지어 받은 모습입니다. 이제 자신의 모습을 맑은 물에 비치는 달처럼 있는 그대로 보십시오. 그 모습에서 과거의 인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보태지도 말고 빼지도 말며, 아름다움도 추함도, 좋아함도 미워함도, 착함도 악함도, 가식도 꾸밈도 없이 보는 것입니다. 어두우면 어두운 대로, 밝으면 밝은 대로, 둥글며 둥근 대로 모나면 모난 대로, 이지러졌으면 이지러진 모습대로 보십시오, 그 가운데 자신의 진면목이 보일 것입니다.


소소영영(昭昭靈靈)하여 우습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할 것입니다. 신통하고 미묘한 가운데서 잘한 것과 잘못한 것을 찾아 잘한 일은 장려(獎勵)하고 잘못한 것을 참회하는 것이 자기반성의 공부입니다.
다음으로 자기비판(自己批判)이란? 자신을 바르게 분석하여 미래를 설계한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미래 설계는 지금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분석한 연후에 좋은 설계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먼저 현재 나의 모습이 왜 이렇게 생겼는가? 그에 대한 원인을 알아야 하며, 언제부터인지? 어디에서 시작하였는지? 누구와 인지? 무엇을 했는지? 그 속에서 선악시비선후본말을 비판하여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하여 비판을 잘합니다. 올바른 비판은 대안(對案)을 가진 비판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대안 없는 비판이 많습니다. 이러한 비판은 잘못을 고치지도 못하면서 오히려 비방하는 습관이 생겨 남을 무시하고 업신여겨 원수(怨讐) 맺기 쉬우며, 갈등과 분열만 조성할 뿐입니다. 혹은 대안을 가졌다 하여도 자기만을 생각하는 대안은 올바른 대안이 아닙니다.


올바른 대안은 첫째 사회와 일체중생을 위하는 대안이어야 하며, 둘째 자신의 됨됨이로 능력을 바로 알고, 설 자리를 확인하여 무엇을 담을 수 있으며, 얼마를 담을 수 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모든 것에는 진리가 있고 가는 길이 있습니다. 하늘에는 천리(天理)가 있고, 인간에게는 윤리(倫理)가 있고, 수(數)에는 수리(數理)가 있고, 물(物)에는 물리(物理)가 있고, 생물에는 생리(生理)가 있음을 깨달아 각각의 주인공[價値]임을 인증하면서 비판해야 할 것입니다.
자기반성과 자기비판을 하는 가운데 자기만을 생각하는 소인(小人)과 남을 위하는 대인(大人)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나그네[無價値]의 삶을 사는 소인은 결과(結果)에 대하여 두려워하고, 주인공[價値]으로 살아가는 대인은 원인(原因)을 두려워합니다. 결과(結果)를 두려워한다는 것은, 받는 과보(果報)를 두려워하면서도 자신의 잘못을 인증하지 않으려는 마음이요. 원인(原因)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마음가짐에 조심하고 삼가면서 자기가 행한 것에 책임을 질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입니다.


결과만을 생각하는 소인은 자기만을 위하여 그것에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화를 잘 내고 원한(怨恨)을 잘 가지며, 간사하고 악독하여 그릇된 소견으로 남을 모함하며, 남의 미덕은 덮고 자기의 작은 공은 크게 자랑하며, 자기의 잘못을 남에게 전가하며, 남이 가진 것에 욕심내며, 남의 물건과 자리를 뺏으며, 거짓으로 사람을 속이며, 자기가 한 말에 책임지지 않으며, 덕은 쌓지 않고 악지식(惡知識)을 모아 힘을 과시하여 폭력을 행사하며, 자기는 먼저 인사하지 않으면서 인사하지 않는 사람을 꾸짖으며, 위 사람에게 아부하고 아랫사람을 가벼이 여기며, 순서를 기다리지 않으며, 남의 자리를 잘 뺏으며, 자신의 잘못을 정당화하면서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입니다. 이러한 소인은 조그마한 이양(利養)만 받아도 곧 무너져 자기의 삶만 불행하게 만들 뿐 아니라, 가족과 인연 있는 주위의 환경과 몸담았던 곳을 위태하게 만들면서도 인과 이치를 모르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진면목을 찾아 능력에 맞는 삶을 살면서 모든 일에 조심하고 상대를 향해 겸허하며, 일체중생을 공경하고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올바른 자기반성과 자기비판의 수행을 해야 합니다. 단 하나인 마음이 환경 따라 천변만화(千變萬化)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둘도 되고, 셋도 되고, 넷도 될 수 있으며, 모양 또한 수천의 모습으로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아무리 많은 모습이나 마음으로 나누고 변하여도 이것은 모두 자성심(自性心)에서 나타난 그림자일 뿐입니다. 자성의 체와 만물의 그림자가 일여(一如)한 참된 가치를 가진 주인공으로 변화시켜야 할 것입니다. 체(體)의 뿌리에서 현실의 꽃을 피우고, 진리의 열매를 맺도록 자기반성의 참회와 자기비판의 설계를 하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도록 정진하고 또 정진합시다.


기로스승 혜정 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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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 정사는 진기 29(1975)년 유가심인당 교화를 시작으로 탑주심인당, 밀각심인당, 유가심인당, 행원심인당, 지륜심인당 주교를 지냈다.

 

이와함께 총인 사서실장, 교육원 교법부장, 종학연구실 연구실장, 유지재단 이사, 제6대, 제7대, 제12대 종의회 의원, 제9대 교육원장, 제5대 진각대학장, 학교법인 회당학원 이사장, 삼매야계단 아사리, 제28대 통리원장을 역임했다. 2018년 10월 18일 기로진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