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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8호-음수사원(飮水思源)의 정신

밀교신문   
입력 : 2018-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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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다가온다. 결실과 수확의 계절에 맞이하는 추석, 한가위는 풍요를 동반하는 명절이다. 그래서 감사와 사례의 중요성이 부각되기도 한다. 부족할 때보다 풍부할 때 감사행을 생각해야 하는 이치는 미래지향적인 자세를 가다듬기 위해서일 것이다. ‘있을 때 잘해라는 유행가 가사처럼 말이다. 원하는 것이 구비돼 있을 때 거들먹거리거나 오만방자하지 않아야 한다는 경고의 말일 수도 있다. 이 말이 절절하게 다가서는 이유다. 감사하면서 고마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역설적인 표현도 된다.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가르친 다음 보다 나은 것을 지향하게 하려는, 생산적인 자세를 일깨우기 위함일 수도 있다.

 

무엇을 취하고, 때를 얻으며, 자리에 오를수록 한 번 더 살피고 조심하라는 말은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다. 버리는 일보다는 취할 때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말도 마찬가지다. ‘세상이 다 혼탁한데 홀로 청백 안 되나니 오탁 중에 도는 재물 청탁분별 할 수 없다. 수입할 때 못 가리니 옳게 써서 정화하라라고 한 진각성존 회당대종사의 말씀도 귀 기울여서 들어야 한다. 취할 때 구별하기 어려우니 정화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정화의 기능은 다른데서 찾을 것이 아니라 옳게 쓰는 일이라고 가르쳐 주는 것이다. 들어온 재물을 옳게 사용함으로써 넘쳐나거나 자칫 허투루 나갈 것이 없도록 하는 장치를 강조한 말이다.

 

추석을 맞아 넉넉한 생활을 오래도록 유지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을 풍족하게 얻고 이용할 수 있었던 근원을 살펴서 감사하고 보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누구로부터 물려받았건, 스스로 노력해서 자수성가했건 간에 시원(始原)을 더듬어 분수를 알아채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음수사원(飮水思源)의 정신으로 수원(水源)을 더듬듯이 모든 것이 장구하게, 그리고 보름달처럼 둥글고 넉넉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본을 살피고 바로 세우기 위한 자세가 요구된다.

 

삶의 지남이 될 기본이 중요한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기본을 저버린 채 제도를 말하고 방편을 이야기 하는 것은 의미 없다. 교언영색이요, 감언이설일 수 있다. 사상누각을 짓지 않기 위해서는 근본바탕을 든든하게 하고 주춧돌을 믿음직스럽게 고이면서 탄탄한 기둥으로 받쳐 세워야 한다. 일상에서 놓여나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추석을 맞으면서 저간의 사정을 들먹일 것 없이 불교계 안팎이나 사회상을 돌아볼 때 지금 이 시기에 가장 절실한 것 역시 기본이다.

 

진각교전응화방편문에 있는 실행론으로, 진각성존 회당대종사의 말씀이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만약 유위 세력으로 널리 증익 못 하거든 무위법에 주하여서 보리심만 관할지라. 불이 이에 만행 갖춰 정백하고 순정한 법 만족한다 설하니라.” 인위적으로 옳으니, 그르니 시시비비하기에 앞서 너나 가릴 것 없이 누구나 기본을 알고 바로세우는 데 매진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