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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품격(品格)

밀교신문   
입력 : 2018-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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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품성(品性)과 인격(人格)을 품격(品格)이라고 하며, 누구나 품격 높은 삶을 지향한다. 특히 대중을 대표하는 리더들에게 훌륭한 품격은 반드시 갖추어야 할 덕목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최근 우리사회에서 이슈가 되었던 지도자들의 모습에서 훌륭한 품격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조직을 위한 희생보다 개인을 위한 독선(獨善)이 우선시 되었고, 앞장서서 고난을 헤쳐 나가는 모습이 아니라, 뒤에 숨어 빠져나갈 궁리에 몰두한 모습은 많은 이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유능한 리더십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긍정의 기운을 퍼트리지만, 무능한 리더십은 구성원을 위기에 빠트리고, 때로는 참혹한 결과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그래서 지도자는 모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책임과 의무가 따르는 것이다. 때문에 더욱 세심해야하고, 선경지명(先見之明)이 필요하며, 감언이설(甘言利說)에 휘둘리지 않는 확고한 기준과 냉철한 판단력이 요구된다. 시대의 분위기에 따라 따뜻한 리더십, 섬김의 리더십 등 다양한 스타일로 언급되지만 결국은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냉정함과 따뜻함의 중도를 잘 지켜나가는 리더십이 훌륭한 모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군 복무 시절 몇 명의 지휘관을 거치며 다양한 리더십을 경험해보았다. 부대 특성상 소규모로 활동해야했기 때문에 팀장의 역할은 중요했으며, 지휘관의 카리스마는 필수 요소였다. 승부욕도 강하고, 개성이 강한 군인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일은 팀장의 가장 큰 고민이자 역할이었다. 매 순간 주어지는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서는 팽팽한 긴장감과 느슨한 마음의 여유가 균형을 이루어야만 했다. 이처럼 군대에서 발휘되는 리더십은 임무의 성패(成敗)와 직접 연결이 되어있었으며, 이는 개인의 안전과도 직결되었기에 그 중요성이 상당했다. 돌이켜보면 당시 지휘관들은 연령의 폭이 넓었다. 계급과 출신에 따라 출발점이 달랐기 때문이었다. 그 중 기억에 남는 두 사람이 있다. 20대 후반의 팀장과 30대 후반의 지역대장이 바로 그 인물들이다. 당시 팀장은 무능한 모습으로 팀원들의 신뢰를 얹지 못하였다. 계급이 분명한 조직이었기에 지시에 따르기는 했지만 성과는 빈약했다. 부상자가 속출했고, 팀원 들 간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판단과 결정의 역할은커녕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이며 의욕은 없었다. 체력은 약했고, 핑계와 변명은 습관적이었다. 수시로 표출되는 조직에 대한 불만과 불평은 전염병처럼 퍼져나갔다. 결국 팀은 정기 개편을 구실로 해체되었고 나는 새롭게 구성된 인원들과 다시 호흡을 맞춰야 했다.

 

반면 30대 후반의 지역대장이 보여준 리더십은 여전히 내 입가에 미소를 번지게 한다. 그는 누구보다 일찍 움직이고, 늦게까지 일하며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뢰를 바탕으로 합리적 판단과 함께 침묵의 여유까지 보인 그의 모습에 어느 순간 까칠했던 선배들이 마음의 문을 열고 충성심을 발휘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곧 팀워크가 발휘되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사기가 충천하여 언제든 임무가 주어지면 완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고, 무엇보다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보다 임무완수에 대한 의지가 느껴졌다. 이처럼 리더십은 오합지졸(烏合之卒)의 군인(軍人)들을 임전무퇴(臨戰無退)의 전사(戰士)들로 바꾸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최근 그의 소식을 들어보니 여전히 현역에서 승승장구하며 더 큰 역할을 향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끝으로 성공적인 리더십을 위해서는 반드시 공존해야하는 또 다른 요소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모든 일은 원인과 결과가 있다. 인연법이라고 하는 이 삶의 원리는 완성된 리더십을 위한 헌신적인 팔로우십의 중요성을 잘 설명하고 있다. 필자가 군 복무 시절 경험했던 성공적인 리더십 역시 팀원들의 충성심과 팔로우십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어느 한 쪽의 역할만을 강조하고 책임을 묻기보다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그래서 리더십과 팔로우십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면 우리 사회는 보다 즐겁고 활기차게 될 것이다. 품격 있는 리더는 품격 있는 팔로워들에 의해 완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손성훈/진선여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