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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심삼일(作心三日)

편집부   
입력 : 2018-02-26  | 수정 : 2018-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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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심삼일(作心三日), 단단히 먹은 마음이 사흘을 지나지 못한다는 사전적 의미를 갖고 있는 사자성어다.

결심이 굳지 못한 마음가짐이나 행동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뉘앙스를 지닌 표현이기도 하다. 특히 연초(年初)에 가장 많이 언급되는 단어 중 하나일 것이다. 나 역시 새롭게 한 해를 시작할 때마다 나름대로 의미 있는 목표를 설정해보지만, 그 실천이 한 달을 채 넘기지 못했다. 그럼 또다시 음력 새해에 의미를 부여하며 계획하고 실천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 역시.... 따뜻한 봄을 넘기지 못한다. 돌이켜 보니 매년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어 왔다.

목표를 세우는 것도 나 자신이고, 그 결과 역시 고스란히 내 몫인데, 그동안 왜 그렇게 타인의 시선이나 주변 분위기에 휩쓸려 자신을 다그쳤는지 모르겠다. 그 과정에서 한 가지 깨달은 바가 있다. 바로 작심(作心)하여 시작하고 정성을 다한 처음 며칠의 중요성이다. 그동안에는 몇 주, 길게는 수개월에서 일 년까지 계획을 수립하여 실천하고자 했을 때, 그리고 성공적으로 목표를 달성했을 때 그려지는 미래만을 그려왔고 집중했다.

하지만 그 기간을 채우는 것은 과정, 즉 미래에 도달하기까지 쌓이는 하루하루가 더 중요하다고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나는 작심삼일이라는 말을 더 이상 부정적으로만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오히려 마음을 먹고 계획을 세운 초심(初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정성을 다한 며칠이 쌓여 나를 이롭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결국 작심삼일(作心三日)이 쌓이면 작심백일(作心百日), 작심일년(作心一年)이 될 수 있고, 동시에 계획 없이 힘을 뺀 여백의 시간이 의미 있게 다가왔다.

이러한 해석을 트레이닝의 방법에 비유하자면 일정구간 전력질주 후 휴식기를 갖고 이를 반복하여 심폐지구력을 향상하는 인터벌 트레이닝(interval training)이나, 웨이트 트레이닝(weight training)시 세트 간 휴식시간을 두고 효율적으로 근력과 근육량을 향상시키고 증가시키는 방법과 같은 원리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운동에서 휴식의 개념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가 신체를 움직여 땀을 흘리고, 무거운 바벨과 덤벨을 들며 근육의 크기를 키우는 과정은 다른 관점에서 보았을 때 인체 조직의 손상을 의미한다. 때문에 휴식을 통해 손상된 조직이 회복 되어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고, 이러한 과정이 누적되어야 비로소 체력 향상을 꾀할 수 있다. 그렇게 체력(體力)이 단련(鍛鍊)되는 것이다. 그래야 운동도 지치지 않고 부상 없이 오래 할 수 있으며, 중간에 잠시 계획을 실천하지 못했다고 포기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처럼 운동의 원리를 통해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을 수립하는 데에도 시간적 여백을 두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무술년(戊戌年) 한 해가 새롭게 시작되었다. 올해도 역시 새로운 마음으로 운동계획을 세워보았다. 다만 예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계획표에 빈칸이 많다는 것이다. 운동 목표 달성을 위한 최소한의 운동량을 표시하고 그날 컨디션과 상황에 따라 내용이 추가되거나 빠질 수 있는 여유를 두었다. 얼핏 보기에는 허술해 보일 수 있으나, 나는 보다 견고하게 느껴진다. 실천하는 과정에서 잠시 중단이 되더라도 다시 시작하는 마음을 먹으면 된다. 이제는 실망 대신 희망을 품고 작은 것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작심(作心)이 결심(決心)으로 바뀌는 것은 바로 이 첫 삼일(三日)부터 시작된다. 올해 내가 계획한 이 작심삼일(作心三日) 운동법이 얼마나 성공적일지 기대가 된다. 한편으로는 쉽게 자신과 타협하고자 할 자신의 모습에 경계심이 생긴다. 하지만 그 결과도 오롯이 나의 몫임을 알기에 새롭게 실천하려는 강력한 의지에 조금 힘을 빼고, 그 공백에 여유로움을 더해 한 발자국씩 나아가 볼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천릿길도 한걸음부터라는 옛 속담처럼 꾸준한 한걸음 한걸음에 집중해보려 한다.

손 성 훈/진선여중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