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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웰빙은

문윤정(수필가)   
입력 : 2004-02-25  | 수정 : 2004-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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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이 끝나고도 다들 헤어지기가 싫은 눈치였다. 그때 한 친구가 자기 집에 가서 차를 한 잔 더 마시자면서 잡아끌었다. 집에 도착한 친구는 우선 수도꼭지를 틀어 주전자에 물을 받았다. 이를 지켜 본 누군가가 "아니 수돗물을 바로 먹으면 어떻게? 정수기 물이 아니면 불안해서 마실 수가 없어"하면서 한마디한다. 그러자 대화는 금세 요즈음 유행인 웰빙(well being)으로 옮겨졌다. 그 어느 때보다 훨씬 잘 먹고 잘 사는데도 사람들에게 있어 '잘 먹고 건강하게 살아야한다'는 것은 어느덧 화두가 되어 버렸다. 웰빙은 곧 삶의 질을 한 단계 높이자는 것이다. 그래서 웰빙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빵 한 개를 먹더라도 몸에 좋은 호밀빵을 먹고 유기농 야채를 먹는다고 한다. 또 건강하고 날씬한 몸매를 위해 요가나 명상을 하며 단순한 목욕이 아닌 온천욕을 즐긴다고 한다. 질 좋은 음식을 먹고, 운동을 하여 몸이 건강해지고, 요가나 명상을 통해서 스트레스를 날려보내고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하자. 그래서 자신의 삶에 대해 만족하고 행복을 느꼈다고 해서 이것이 과연 진정한 행복일까? 이렇게 해서 얻은 행복감이 얼마나 오래 동안 지속될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본다. 어떤 것을 먹는다 하더라도 그것은 결국 육신을 위한 것일 뿐이며, 어떻게 보면 물질에 대한 애착심만 키우게 된다. 또한 요가를 통해서 심신이 안정을 찾고 편안해진다고 하더라도 근원적인 것을 바탕으로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정신을 물질화한 것에 불과하다. 불자들에게 있어 진정한 '웰빙의 삶'이란 우리의 근본자리인 부처 즉 깨달음을 추구하는 삶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