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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제674호)

편집부   
입력 : 2016-09-01  | 수정 : 2016-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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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재가 이원적 분화발전

불교계는 물론 많은 사람이 관심과 기대를 하는 제28차 세계불교도우의회 서울총회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관계자들이 불철주야 동분서주하며 열심히 준비에 정진하고 있다. 과학기술이 발달하고 산업사회로 바뀌면서 국가 간의 관계나 거리가 가까워진 것이 꽤 오래되었다. 이제는 공간의 거리는 있을지 언 정 시간의 거리는 느낄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1958년 제5차 WFB 방콕대회에 진각성존 회당대종사는 이제는 한국불교가 세계로 나갈 때라 하시며 당대의 대덕이신 청담·동산·경보 스님과 원불교 박길진 씨 등과 함께 참가하여, 불교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시고자 하였다. 그것은 바로 새로운 시대, 미래에 대한 불교의 역할이었다.

고려 말 불교가 정체성을 잃고 권력과 손을 잡고 정치화되고, 물질을 가지면서 사치를 하고 화려해지면서 스스로 타락의 길로 접어들고 민중들로부터는 멀어졌고, 결국 고려는 패망했다. 조선에 들어 정치적 숭유배불 정책으로 수난과 고난의 역사가 시작되어 승려들의 신분은 천해지고 사찰이 뒷간처럼 취급받는 ‘절간’으로까지 배척당하는 속에서도 추상적 이론을 세워 초세적(超世的) 방편으로 불교의 전통을 이어온 역사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제 과학물질만능시대, 새로운 시대를 맞아 불교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인식하고 고민해야 할 것이다.

우리 대한불교(大韓佛敎)는 신라 고려 이래로 조상전래의 전통 있는 종교이기 때문에 한민족(韓民族)의 혈통은 곧 불교의 혈통 속에 흐르고 불교의 전통은 곧 우리들의 혈통을 뛰놀게 했고 또 빛나게 했다. 불교가 왕성하던 시대는 국가도 발전했고 불교가 타락하고 쇠퇴하던 시대는 국가도 쇠락하고 어려움에 처하였다.

불교가 왕성하던 신라시대에 원효는 법신성(法身性)을 주로 한 종지(宗旨)로서 진리(眞理)를 세웠고, 의상은 보신성(報身性)을 주로 하는 종지로서 실상(實相)을 세웠고, 자장은 화신행(化身行)을 주로 한 종지로서 계율을 세우지 않았던가? 그 당시 불교는 출가(出家)와 재가(在家)를 막론하고 십 수종파로 벌어져, 그때 불교는 세계에 자랑거리가 되었으며, 저 원광법사(圓光法師)의 화랑오계는 곧 재가불교로서 불교의 일대 국민운동이며 구국운동이 아니었던가?  

그러므로 재가불교는 곧 생활불교인 동시에 생민전체(生民全體)의 정신을 움직이는 것인 까닭에 화랑정신(花郞精神)이야말로 역사에 찬연(燦然)하여 실로 국권(國權)의 발전과 국위(國威)의 선양(宣揚)에 원동력이 되었던 것이다.

이에 이제 한국불교는 글로벌시대를 맞아 출가법과 재가법이 제대로 이원상대(二元相對)로 분화 발전하게 하여야 정화(淨化)되고 교화가 발전될 것이다. 원래 정화란 문구 자체가 더러워진 것을 깨끗하게 한다는 것이니 조선 오백년의 억불정책과 일정(日政) 아래의 오탁해졌던 모든 요인을 제거함으로써 청정하게 한다는 데는 누구든 이론이 없을 것이다.

제28차 세계불교도우의회 서울총회가 불교가 생활 속에 있음을 자각하고, 생활이 곧 불법임을 깨닫는 법문(法門)의 장(場)이 되고, 출. 재가의 불교가 이원으로 발전하는 좋은 인연의 계기를 두 손 모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