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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사상가 10인

손범숙 기자   
입력 : 2002-02-28  | 수정 : 2002-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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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의천·지눌의 불교사상사 정리 예문동양사상연구원이 새로운 세기를 준비하며 해방 후 50여 년 동안의 연구사를 바탕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사상가 10인을 선정, 기획 시리즈 1차분 원효(元曉·617∼686)에서부터 의천(義天·1055∼1101)과 지눌(知訥·1158∼1210)에 이르는 불교사상사를 각 3권의 책으로 정리해 발간했다. 요석공주와의 러브스토리로 잘 알려져 있는 원효는 한국사상사의 전면에 우뚝 선 봉우리며, 원효 사후 1,300년이 지난 지금에도 시공을 넘어서 회자되고 있다는데서 그 가치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조명기, 이종익, 고익진, 이기영, 은정희씨 등 원효 연구의 대표적 학자들은 원효의 '십문화쟁론' '대승기신론소' '대승기신론별기' '금강삼매경론' 등을 주요 텍스트로 해 원효 사상의 핵심인 일심, 화회, 무애 사상을 잘 드러내 주고 있으며, 이를 통해 원효의 근본 사상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고자 하고 있다. 석가모니의 출가와 유사하다는 흥미로운 출가 배경을 가지고 있는 의천은 이 책에서 의천의 사상적 좌표가 되고 있는 역사적 배경을 통해 그의 삶과 사상적 시련을 인간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의천에 대한 연구에 있어서는 천태종 개창에 대한 여러 이견과 원효의 화쟁 사상을 어떻게 계승했는지에 대한 논쟁들이 제기됐으며, 이러한 다양한 논쟁들은 여전히 후학들이 풀어 나가야 할 또 하나의 과제로 남아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사상가 가운데 한 사람인 지눌. 무엇보다도 지눌이 가장 크게 생각했던 문제는 인간의 문제였으며, 그래서 그가 필생을 통해 설한 설법은 바로 '이 마음이 무엇인지'를 깨우쳐 주고자 한 것이었다. 이 책에서는 성철 스님에 의해 문제 제기된 이후 아직까지도 한국 불교계에서 꺼지지 않는 불씨로 남아 있는 돈오점수설을 둘러싼 깨달음의 문제를 지눌 사상에 대한 중요한 논쟁으로 소개하고 있다. 일심, 화해, 무애의 축으로 압축할 수 있는 원효의 사상이 순수한 한국 불교의 출발이라면, 의천은 천태 사상을 통해 이론과 실천의 강조 및 관용의 정신을 추구하고 있고, 지눌은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방편으로 '마음이 무엇인가'에 대한 깨달음의 철학을 이 책은 보여 주고 있다. 도서출판 예문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