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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를 다스리는 한 가지 방법

편집부   
입력 : 2009-05-15  | 수정 : 2009-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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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와 B, 두 사람은 오후 7시에 항공기에 탑승할 예정이다. A가 탑승할 항공기는 미국행이고, B가 탑승할 항공기는 영국행이다. 두 사람은 리무진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그런데 미처 퇴근시간의 교통체증을 예상하지 못해 7시 30분에야 탑승구 앞에 도착했다. 하지만 두 사람이 공항 직원으로부터 들은 얘기는 서로 달랐다.

A는 "미국행 항공기는 7시 정각에 이륙했습니다"라는 대답을 들은 반면, B는 "영국행 항공기는 잠시 문제가 생겨 7시 25분에 이륙했습니다"라는 대답을 들었다. 그렇다면 A와 B 중 누가 더 억울하고 분한 생각이 들까?
심리학자들이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96%는 B가 더 화가 날 것이라고 대답했다. 5분만 일찍 도착했더라면 항공기에 탑승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항공기에 탑승하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다. 그런데 왜 B가 더 화가 나야 하는가?  

B는 후회가 막심할 것이다. 택시를 탔더라면, 공항버스정류장에서 열심히 뛰었더라면, 10분만 일찍 사무실에서 나왔더라면…. 그러나 항공기는 떠나 버렸고, 누구도 그 사실 자체를 되돌릴 수 없다.

후회는 반(反) 사실적 사고이다. 반 사실적 사고는 두 가지로 구분된다. 하나는 부정적 사고이고, 다른 하나는 긍정적 사고이다. 부정적 사고는 실제로 일어난 일보다 더 좋은 쪽으로 상상한다. 즉 '그렇게 했더라면 5분 일찍 도착할 수 있었는데'라고 상상하는 것이다. 반면 긍정적 사고는 더 나쁜 쪽으로 상상한다. '그렇게 했어도 항공기를 타지는 못했을 거야'라고 상상하는 것이다.

긍정적 사고는 화를 다스리지만, 부정적 사고는 화를 키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지 않은 일에 애태우며, 지나간 일을 슬퍼하는 사람은 낫에 잘린 푸른 갈대처럼 시든다."(잡아함경 권36)  

이 용 범/ 소 설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