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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에서 고려불교의 위상' 고찰

편집부   
입력 : 2009-05-12  | 수정 : 2009-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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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학연구회 학술대회

"중국의 불교는 위진시대 한역경전의 성립이후 격의(格意)와 교판(敎判)의 과정을 통해 형성돼왔다. 이렇게 중국화된 불교가 한국과 일본에 전파돼 동아시아불교를 형성한 것이다."

충남대 철학과 김방룡 교수는 5월 9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숙명여대 수련교수회관에서 열린 불교학연구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지눌의 선사상 형성에 미친 중국불교의 영향'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은 주장을 폈다.

김 교수는 "지눌의 사상이 높게 평가되는 이유 중 하나는 중국불교의 수용과정에 있어 보편적인 것을 견지하면서도 주체적이고 창의적인 관점을 드러냈다는 것"이라며 "지눌에 의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한국 선불교는 선을 위주로 하되 여타의 불교사상과 수행을 포용하는 하나의 총체적인 불교로 중국과 한국에서 무르익은 동아시아적 불교 그 자체로 보편성을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특히 "지눌의 사상을 종합하고 있는 것은 지눌이 열반하기 6개월 전인 1209년에 발간된 '절요사기'라 할 수 있다"며 "절요사기의 전체적 체계의 구성과 내용을 살펴보면 지눌사상의 형성과정은 체험적이고 주체적이며, 지눌이 중국의 불교사상을 받아들이는 태도는 무조건적인 수용이 아닌 비판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또 "지눌이 구체적으로 중국의 불교계와 교류를 했거나 중국불교계로부터 구체적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논의하기는 쉽지 않지만 그가 41세때 접한 '대혜보각선사어록'의 경우를 통해 중국과의 교류를 짐작할 수 있다"면서 "지눌의 사상이 '수심결'과 '계초심학인문' 등의 책을 비롯해 '신수대장경' 28권에 수록된 것으로 보아 중국불교와 일본불교에도 영향을 끼친 것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동아시아에서 고려불교의 위상'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학술대회는 한중일 동아시아 불교전통 속에서 한국불교사상이 지닌 보편성과 독자성을 규명하려는 의도로 열렸으며 서울대 최병헌 명예교수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충남대 김방룡 교수의 지눌 선사상 형성에 미친 중국불교의 영향 △고려대 이병욱 교수의 담연사상과 의천사상의 공통점과 차이점 △금강대 김천학 교수의 균여의 '화엄교분기'의 종성론에 대한 이해 △셈 버미쉬 서울대 객원연구원의 '고려와 송의 불교제도의 전개-기원, 기능과 엇갈린 운명'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김선미 기자 sunmi7@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