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성지 갓바위 케이블카 반대"

편집부   
입력 : 2009-04-03  | 수정 : 2009-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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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본사 주지 향적 스님

"팔공산은 그 자체가 갓바위 부처님의 후불탱화입니다. 불교 기도성지에 케이블카 설치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갓바위케이블카유치추진위원회(위원장 이응재)가 4월 초 대구시에 공원조성계획변경을 신청할 예정인 가운데 선본사 주지 향적(재산관리인) 스님은 4월 2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천년고찰 선본사와 대표적인 기도성보문화재인 갓바위 부처님(관봉석조여래좌상 보물 제431호)이 케이블카 설치계획으로 인해 훼손위기에 놓여 있다"며 갓바위 케이블카 공사 결사반대를 주장했다.

공원조성계획변경 여부는 대구시 자연공원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하며 허가가 받아들여질 경우 케이블카추진위는 곧바로 문화재청에 문화재현상변경을 신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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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향적 스님은 "추진위가 케이블카를 설치하려는 곳은 선본사 갓바위 왼편 200m지점 1.2km 구간이어서 만약 케이블카가 설치될 경우 팔공산의 자연환경은 물론이고 천년고찰인 선본사의 수행환경과 갓바위 부처님도 훼손될 것이 자명하다"며 "성보문화재인 갓바위 부처님을 관광상품으로 활용하려는 추진위의 발상 자체가 불온하다"고 반대의 뜻을 거듭 강조했다.

향적 스님은 또 "대구시가 최근 회신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 및 노약자와 장애인에 대한 편의제공을 주장하면서 케이블 설치를 찬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케이블카 설치보다 등산로 계단을 완만히 정비하고 휴게소를 설치하는 등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방법으로 참배객 편의를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계종은 지난해 11월 11일 대구시와 문화재청에 '케이블카 추진계획 반대 및 문화재현상변경 불허요청 공문'을 발송한데 이어 3월 25일 '갓바위 케이블카 추진에 대한 반대입장'을 담은 공문을 문화재청과 환경부, 문화체육관광부, 대구시, 대구동구청에 발송했다.

이와 함께 4월 1일 총무부장 원학 스님, 선본사 주지 향적 스님 등이 김법일 대구시장을 만나 반대 입장을 전했다. 이 자리에서 김법일 대구시장은 "불교계의 의견을 수렴해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본사는 지난해 6월부터 '갓바위 케이블카 설치반대' 서명운동을 전개해 현재까지 8만여 명이 동참했으며 최근 '갓바위 케이블카 절대반대' 스티커 1만부를 대구운전불자연합회 등을 통해 배포해 반대 여론을 확대시켜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향적 스님은 "팔공산 갓바위 부처님은 통일신라시대 의현 스님이 조성한 대표적인 보물 문화재로서 엄숙미의 한 전형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불자들에게는 한 가지 소원은 들어주는 가피의 상징인 성보문화재"라며 "불교계가 합심해 케이블카 설치를 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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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우 기자sanjuk@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