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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자의 행복

편집부   
입력 : 2009-03-30  | 수정 : 2009-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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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의 경제학자 만프레드 막스 니프가 동료들과 함께 멕시코 남부에 위치한 치아파(Chiapas) 주의 고원지대를 여행하고 있었다. 한 마을에 들어섰을 때 일행 중의 한 여성이 고대 마야문명의 문양이 새겨진 멋진 나무의자를 발견했다. 그녀는 목공에게 나무의자의 가격이 얼마인지 물었다. 목공은 나무의자 하나의 가격이 12페소라고 대답했다. 비싸지 않은 가격이라고 생각한 그녀가 다시 물었다.

“그럼 열 개를 사면 얼마인가요?”

목공은 잠시 셈을 헤아린 후 그녀에게 답했다.

“150페소입니다.”

많이 사면 깎아 주리라고 기대했던 그녀는 깜짝 놀랐다. 더구나 열 개의 가격은 120페소인데, 150페소를 받다니….

“열 개를 팔면 더 많은 돈을 버는데 왜 더 비싸게 받는 거죠?”

목공이 가만히 고개를 내저으며 말했다.

“의자 하나를 만들 땐 재미있게 일할 수 있지만 열 개를 만들면 무척 지루하거든요.”

이 이야기는 독일의 경제칼럼니스트 하랄드 빌렌브록이 ‘행복경제학’에서 소개한 것이다. 경제학 이론에 의하면 상품을 대량생산하게 되면 생산비용이 낮아져 생산자에게 더 많은 이득이 돌아간다. 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요소가 빠져 있다. 일하는 사람의 만족감이 전혀 고려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오늘날의 산업사회는 모든 것을 가격으로 결정한다. 우리의 하루는 품삯으로 결정되고, 노동의 가치 역시 가격으로 결정된다. 어떤 상품의 가치가 가격으로만 결정되는 사회에서 행복을 얻기란 쉽지 않다. 당신의 하루는 어떤가? 당신이 하고 있는 일을 가격으로 계산하려는 시각에서 벗어나는 순간, 세상은 전혀 달라 보일 것이다. 100만 원의 월급을 받는다고 해서 그가 100만 원짜리 인간은 아니다. 당신이 무슨 일을 하든 오늘 하루는 당신만의 시간이며, 그 시간의 가치는 당신의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

이용범/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