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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왕 미륵사 창건으로 정치통합 추구"

편집부   
입력 : 2009-03-27  | 수정 : 2009-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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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상사학회 학술대회

"무왕은 미륵사 창건을 통해 전륜성왕과 미륵으로 자처했고, 백제의 대표적인 귀족가문 사택씨의 법화신앙을 받아들여 사상의 조화를 이루어 정치적인 통합을 이루려고 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조경철 박사는 3월 14일 오후 1시 30분 서강대학교 다산관 209호 세미나실에서 '익산 미륵사지와 백제불교'라는 주제로 열린 한국사상사학회 정기 학술대회에서 '익산 미륵사 창건의 신앙적 배경-미륵과 법화를 중심으로'라는 논문을 통해 이 같은 주장을 폈다.

이날 조경철 박사는 "미륵사는 미륵삼회의 설법을 구현하기 위해 3탑 3금당 곧 중원·동원·서원의 가람배치를 조성했다"며 "각 금당에 미륵을 모셨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사리봉안기에 의하면 미륵신앙과 선화공주에 대한 언급은 없고, 사택왕후가 석가모니의 사리를 봉안한 것으로 돼 있다"고 했다.

또 "미륵경전에 의하면 미륵을 만나기 위한 한 방편으로 사택왕후가 석가모니 사리를 봉안한 것으로서 미륵사 서탑에서 석가모니 사리가 나올 수 있었다고 보는 게 맞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미륵사 창건을 발원한 사택왕후의 불교적 성격은 미륵신앙보다는 법화신앙에 가깝다"면서 "사택왕후와 동시대를 살았던 대좌평 사택지적은 법화경에 등장하는 인물로 석가모니와 형제이며 대통부처의 아들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조 박사는 또 "법화신앙과 미륵은 경전이나 불상에서 매우 긴밀히 연관돼 있다"면서 "법화경에 의하면 법화경을 독송하면 미륵을 만날 수 있다고 기록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불상 가운데 상단에 미륵보살이 있고 하단에 다보와 석가의 이불병좌상이 배치된 상하삼존불상이 있으며 상단의 미륵보살이 하단 이불병좌의 중앙으로 내려오면 '석가-미륵-다보'의 배열이 되고 이는 미륵사의 가람배치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조 박사는 끝으로 "미륵사 창건과 관련된 무왕과 선화공주와 사택왕후의 관계에서 미륵사는 △무왕과 선화공주에 의해 중원이 만들어졌을 가능성 △사택왕후에 의해 동·서원이 만들어졌을 가능성 △무왕이 중원을 발원하고 왕후가 동·서원을 발원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무왕이 중원을 발원하고 왕후가 동·서원을 발원했을 가능성이 조금 높지만 보다 정확한 규명은 또다른 자료를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선미 기자 sunmi7@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