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청동유물에 납 첨가"

편집부   
입력 : 2009-03-19  | 수정 : 2009-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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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덕사지 퇴장유구 출토유물 성분분석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지병목)는 경주 망덕사지 퇴장유구(退藏遺構) 출토 유물 중 고려시대 청동유물이 방자유기 제작기법과 유사한 전통적인 방법으로 제작됐음을 확인했다.

성분분석 및 과학적 조사결과 정밀한 형태의 가공을 요하는 청동정병 등은 구리와 주석에 납을 인위적으로 첨가하여 주조성을 높인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적인 청동용기들이 구리와 주석만을 주원료로 하는 것과 달리 납 또한 당시 청동유물 제조기술에 첨가됐다는 것이 밝혀진 셈이다. 이번 분석을 위해 연구소는 휴대용 X-선 형광분석기를 이용한 비파괴분석방식으로 청동정병, 청동용기 등 10점의 유물표면 성분분석을 실시했고, 제작방법에 따른 차이점을 밝히기 위해 구연부(주둥이)와 동체부(몸체)로 나누어 조사했다.

분석결과 의기류로 추정되는 청동정병은 구리와 주석, 납이 모두 검출됐는데 납의 첨가율이 동체부〈구연부〈저부(밑바닥) 순으로 20:32:42의 비율로 나타났다. 이는 제작에 있어 주조성을 좋게 하기 위해 구연부와 저부에 납의 함량을 높게 하고, 강도를 요하는 동체부에는 납의 함량을 낮게하여 제작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했던 것으로 보인다. 반면 청동용기 5점의 경우는 모두 납이 첨가되지 않았으며 구리와 주석의 평균비율도 75:25인 것으로 드러나 전통적인 제작기법이 적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바닥부분에 둥근 구멍이 있고 표면에 금빛이 나는 용기를 분석한 결과 구연부에서는 구리와 주석의 함량이 85:13으로 나타났으며, 동체부에서는 금을 46.35% 정도 함유하고 있어 청동금속에 금도금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발과 대좌만 남아 있는 불상대좌의 분석결과 철이 84%, 구리와 주석은 각각 6.01%, 9.18%로 나타나 철불로 주조되었음을 확인했다.

사적 제7호 망덕사지는 삼국통일의 과업 중 신라의 배신을 의심해 당나라 황제가 파견한 예부시랑 악붕귀(樂鵬龜)를 속이기 위해 신문왕 4(684)년에 건립된 사찰로 알려져 있다. 현재 사역 내에는 동ㆍ서 목탑지, 보물 제69호 당간지주, 금당지 등이 남아 있다. 특히 목탑지는 사천왕사지 동ㆍ서 목탑지와 함께 신라 목탑의 구조를 연구하는데 있어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문화재청은 "향후에도 신라문화권 유적 발굴조사에서 출토되는 유물들에 대한 과학적 분석 및 재정리 등을 할 것"이라며 "보다 정확한 전통의 제작기법 등을 밝힐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선미 기자 sunmi7@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