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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가 아닌 샐러드 그릇을 꿈꾸는 다문화사회

편집부   
입력 : 2009-03-11  | 수정 : 2009-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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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요즘은 다문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어느 때 보다 높다. 필자는 학교에서 다문화 아동들의 멘토링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대학생들에게 슈퍼비전을 주는 활동을 한 바가 있다. 다문화 아동의 멘토링사업이라 함을 간단히 설명하면 경제적 빈곤 및 사회적 소외로 인해 다양한 관계망이나 학습의 기회를 가지지 못하는 다문화가정아동(멘토)을 발굴하여 대학생 자원봉사자(멘티)와 연계해 다문화가정아동과 1:1 결연을 맺어 가정방문, 문화체험 등과 같은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것이다.

이 사업을 진행할 때 주로 멘토링 활동에 참여한 대학생 멘티들은 여러 문제들을 제기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문제로 다문화 아동들은 엄마가 국적과 모습이 다르다는 이유로 익숙한 차별과 혼란을 겪어 결국 여러 부적응 문제들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다. 즉 여러 아이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그들의 문화적 정체성과 고유성이 존중되지 않는 환경에서 아이들이 왕따를 당하지 않으려 본인의 문화를 부정하거나 숨기려고 한다는 것이다.

사실 이들의 문화를 용광로로써 형체를 없애듯 그들의 고유성을 다 녹여 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다양한 문화가 고유성을 유지하며 골고루 섞여 맛있는 야채와 과일을 담아내는 샐러드 그릇과 같은 역할을 하는 사회가 진정한 다문화 사회에서의 문화적응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다문화 사회의 현주소에서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통합을 위해 다문화 사회에 걸맞은 국민의식의 고취가 우선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김도희/ 위덕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