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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화고 없는 새해가 되자

편집부   
입력 : 2008-12-24  | 수정 : 2008-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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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무종의 시간 속에 다시 새해가 밝았다. 그러나 예년처럼 꿈과 소원만을 빌 수 없는 새해여서 긴장감으로 오는 해를 맞게 된다. 종단이든 나라든 새해는 많은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 우선 진각종단은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모든 불화고(不和苦)를 불식시키는 새해가 되어야 한다.

창종 60주년의 법문으로 다가온 불화고는 승단뿐 아니라 오순도순 신행하던 믿는 형제가족들까지 상처를 입게 하였으며, 종단의 대외 이미지를 실추시켰다. 종단의 모든 대소사는 법신부처님의 당체법문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종단도 현실법에 의해 존재하기에 이 과정의 시시비비는 가려야 하고, 그 결과는 내증(內證)되어야 한다.

강력한 종헌, 종법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종단 내 문제를 외부기관에 진정함으로써 발단된 불화고 법문은 향후 유사사건의 처리 과정에도 좋은 시준점이 된다. 결국 ‘불법은 체, 세간법은 그림자’라는 진각성존 회당 대종사의 법문대로, 세간법으로 그 체인 종단 법의 시비곡직을 가리려는 행위는 그 자체가 마장이 되고 마는 것이다. 이 법문은 불법으로 대비되는 종단법이 완벽하다는 뜻이 아니라, 안의 문제는 안에서 풀어야지 결코 밖으로 들고 나가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난 한 해 동안 종단의 법문들을 지켜보면서 대다수의 승단 구성원들과 종도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었다. 남다른 애종심과 신심을 지닌 종단 구성원들은 잘잘못을 떠나 종단이 흔들리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종단은 하나의 중심으로 뭉치게 되었고, 그 과정에 불가피한 허물들도 노정될 수 밖에 없었다. 종단의 불화고 법문들을 해결하는 대원칙은 ‘상대자의 저 허물은 내 허물의 그림자’로 받아들이는 자기 참회정신이지만, 그것이 종단의 백년대계를 그르치는 마장이라면 분명하고 엄격하게 다스려야 한다.

새해에는 불화고 극복의 바탕 위에서 종단의 위상을 회복하고 종도들의 신심을 다스리는 방향으로 종정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그 방법 가운데 하나가 지금 총인원에 추진 중인 성역화불사가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종력을 모으는 것이다. 새해에는 우선 총인원 가람배치 계획에 따라 연화부에 해당하는 진각혜민서가 완성된다, 진각혜민서는 진각복지센터의 기능도 겸하게 됨으로 복지불사의 구심체를 만든다는 차원에서 범 종단적 관심이 요구된다.

또한 불부에 해당하는 진각문화전승원도 그 면모의 일단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 사실 이 불사의 중대함으로 인해 종단 갈등이 시작된 측면도 있는 만큼, 집행부는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화합승가를 구현하고, 신교도들의 성원과 지지로 대작불사다운 추진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새해에는 경제불황으로 저성장율이 예측되는 만큼 모든 불사에 있어서 긴축과 집중력이 요구될 것이다. 그렇다고 비라타 장자의 우화처럼 연례적인 일들을 멈출 수는 없으므로, 신교도들도 종단의 고충을 이해하고, 더욱 신심과 애종심을 발휘하는 한해가 되도록 서원과 정진을 다해야 할 것이다. 어둠을 뚫고 솟는 해가 더 밝은 것처럼, 기축년에는 진언행자 가정마다 더 큰 복지가 충만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