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만다라

꿈의 대화를 나누는 세상을 위해

편집부   
입력 : 2008-02-01  | 수정 : 2008-02-01
+ -

올해로 중학교에 입학하는 딸에게 장래 희망을 물었더니 우물쭈물 대답을 쉽게 하지 못한다. 몇 년 전만 해도 일일이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서 고민이던 딸아이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풀이 죽어 있다.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꿈에 대하여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만으로도 인생의 반은 성공한거야. 늘 자신에게 물어봐야 해. 무엇이 되고 싶은지. 언젠가 그 답을 스스로 깨닫게 될 거야”라고 말해주었다.
아빠의 말을 알아들었는지 아니면 대화의 연장을 피하는 것인지 딸아이는 고개를 끄덕일 뿐 더 이상 반응이 없었다.

이러한 대화의 필요성은 비단 부모와 자식간에 한정되어 있지 않는 듯 하다. 나이를, 세상의 견고한 벽을, 실현 가능성의 한계를 핑계로 자신이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자문할 수 있는 여유조차 잃어버린 많은 어른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서 대기업이나 고소득, 전문직에 종사하는 것이 성공한 인생이라고 가르치는 암묵적인 사회의 분위기에서 자유롭게 꿈을 꾸는 일은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하는 용기와 불가능에 도전하는 꿈을 가진 사람들이 많을수록 세상은 더 좋아질 것이 분명하지 않은가.

인류는 지금껏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수많은 것들을 성취해오면서 발전해왔고 그것에 대부분은 꿈꾸는 이들에 의해 실현되었으며 개인의 행복 역시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이루어내었을 때 얻어지는 것이다.
꿈꾸는 것에 연령제한이 없다. 어른들 사이에도 “당신 꿈이 무엇이었습니까?”라는 과거형 질문보다 “지금 어떤 꿈을 꾸고 계십니까?”라는 현재진행형의 대화가 자연스러울 때 삶은 더욱 희망적일 것이다.

자녀에게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친구에게 그리고 주변의 지인들에게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꿈을 말하는 순간 이미 절반은 꿈의 고속도로에 진입한 것이라고 서로 격려해 줄 필요가 있다. 요리사의 꿈도, 농부의 꿈도, 등대지기가 되겠다는 꿈도 저마다 소중한 것이고 가치 있는 것이라는 말도 함께 해주면 더욱 좋을 것이다.

김정민/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