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학술

“봉암사결사는 자정노력의 결과”

편집부   
입력 : 2007-10-24  | 수정 : 2007-10-24
+ -

60주년 기념 학술세미나

봉암사 결사 60주년 기념 학술세미나에서 부천대 김광식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봉암사 결사는 당시 불교가 안고 있던 모순과 문제를 해결하려는 고투였다. 새로운 결사체의 등장을 갈망하는 현 시점에서 현재 불교계의 모순과 문제를 성찰의 자세로 분석할 수 있는 제2, 제3의 봉암사 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조계종 불학연구소(소장 현종 스님)와 불교신문사(사장 향적 스님) 주최로 10월 18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된 봉암사 결사 60주년 기념 학술세미나 ‘봉암사 결사의 재조명과 역사적 의의’에서 김광식 부천대 교수는 ‘봉암사 결사의 재조명’이라는 논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김광식 교수는 “봉암사 결사는 결사 이전의 불교계, 교단 현실을 극복하려는 수좌들의 투철한 현실인식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라며 “이 결사는 일제에 굴복을 피하기 위한 근대불교의 모순을 청산하려는 정신과 실천에서 대두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이 결사는 한국전쟁 등에 의해 좌절돼 미완성으로 남았지만 그 정신은 이후 불교정화운동의 추진과 조계종단 재건 및 운용의 기본적인 준칙으로 인식됐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봉암사 연구의 재인식을 위해서는 결사의 성격을 근현대불교사의 차원에서 벗어나 한국현대사 혹은 동아시아 불교사의 관점으로 확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또 “결사의 계승 및 유산과 관련해 결사의 영향은 무엇이며, 결사가 계승되지 않았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봐야 할 것”이라며 추후 봉암사 연구의 심화, 재인식 등에 대한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호성 동국대 교수는 ‘결사 개념의 재검토와 근ㆍ현대의 결사들’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공주규약을 통해 살펴본 봉암사 결사는 선보다는 율이 강조된 율 중심의 결사였다”며 “성철 스님의 봉암사 결사는 윤리적 차원의 교단개혁운동이라는 성격이 강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우리가 앞으로 행할 결사의 모습은 청담과 성철 스님이 함께 했던 ‘서원문’에서 찾을 수 있다”며 “그것은 참여가 아니라 피은이었고, 개혁이 아니라 수행이었으며, 공동체가 아닌 홀로였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그러한 점에서 이러한 결사의 정신을 갖고 있기만 하다면 탈권력, 탈정치화된 ‘홀로 결사’가 필요하다”며 “단독자정의 정신 속에서 프로젝트 중심으로 길벗들을 만나 잠시 연대하고 다시 그 프로젝트가 끝나면 흩어지는 과정의 ‘홀로 결사’를 통해 교단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이날 세미나에는 순천향대 송현주 교수의 ‘봉암사 결사의 의례적 차원-특징과 의의’, 불학연구소 서재영 연구원의 ‘봉암사 결사에서 퇴옹성철의 역할’, 문수사 혜정 스님의 ‘봉암사 결사와 청담대종사’ 등의 주제발표와 도선사 혜명 스님, 조계종 법규위원장 천제 스님, 조계종 포교원장 혜총 스님이 각각 청담, 성철, 자운 스님에 대한 회고와 증언을 함께했다.

김보배 기자 84bebe@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