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문제 공유할 것으로 믿어”

편집부   
입력 : 2007-09-01  | 수정 : 2007-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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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첸칸도 TNP 총재 방한

린첸칸도가 TNP(티베트 여성수행자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티베트 여성지도자 린첸칸도가 8월 26일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린첸칸도는 티베트 망명정부 사상 두 번째 여성장관으로 10여 년간 내무부, 보건부, 교육부 장관 등을 역임했다. 종교지도자 달라이라마의 막내 동생 켄도최겔(Ngari Kendo Choegyal)린포체의 부인이며, 두 아이의 엄마다.

현재 달라이라마의 명을 받아 티베트 여성수행자 프로젝트(TNP) 총재로 활동하면서 중국의 억압적 종교탄압으로 다람살라로 피신해 있는 티베트 비구니들의 교육과 수행을 돕고 있으며, 어린이와 환경, 복지, 망명가족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각국을 방문하며 티베트의 상황과 문화, 종교를 알리는 강연활동을 펴고 있다.

이번 첫 방한은 불교여성개발원과 원불교여성회, 참여불교재가연대 등이 힘을 모아 성사시킨 것이다.

방한 둘째 날인 8월 27일 서울 장충동 우리함께빌딩 만해NGO교육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린첸칸도는 “한국에는 처음이라 한국과 한국불교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문화와 생활방식, 외모도 티베트인과 비슷하고 신심 깊은 불자들이 많다고 들었다”며 “한국과 한국불교에 대해 많이 배우기 위해 방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남들이 하지 않은 일들을 챙겨 늘 해왔다는 린첸칸도는 티베트 비구니들이 종교탄압을 피해 히말라야산을 넘어 탈출하면서 겪고 있는 심각한 육체적, 정신적 후유증에 대한 어려운 상황도 이야기했다.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린첸칸도는 티베트 비구니들의 보호와 교육을 위해 필요한 재정확보를 위해 전 세계를 다니며 구걸해왔다는 것이다.

“남을 위해 구걸하는 것은 엄청난 기쁨이다”라고 말하는 린첸칸도는 “한국도 예전에는 어려웠기에 지금 누구보다 티베트의 어려움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도 했다.

한국 정부에 대해 서운함이 없는지를 묻자 “한국 정부에 서운한 점은 없다. 다만 한국뿐만 아니라 많은 나라들이 중국을 두려워 한다는 것을 느꼈다”며 “한국인들이 정부보다 앞서 이 일을 추진해줘서 놀라웠고, 감사하다”고 했다.

린첸칸도는 또 “달라이라마는 위협적인 존재, 정치가가 아니라 종교지도자고 정신적 지주일 뿐이다”며 “지금 한국은 달라이라마의 메시지가 필요한 시기이다. 더 현명하고 잘 살기 위해서 한국 정부가 좀더 용기 내주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한국의 젊은이들을 위해서는 “사람은 밖을 향하는 본성을 지녀 소중한 자기들의 문화를 잃어버리기 쉬운데도 한국 젊은이들은 한국문화의 좋은 점을 잃지 않고 많이 갖고 있다”며 “앞으로도 소중한 한국문화를 잘 보존하고 지켜 진정한 발전을 이루기를 바란다”는 칭찬과 당부의 메시지를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 이어 열린 ‘티베트 여성 수행전통과 TNP의 비전’이라는 주제 강연에서 린첸칸도는 “TNP의 비전은 티베트 여성과 여성수행자의 정신교육에 중점을 두고 역사적으로 남성과 동일한 수준의 교육을 받지 못하는 비구니들에게 그와 동일한 교육의 기회를 주는 것이다”며 “TNP는 티베트 역사상 최초로 일어난 비전의 일부가 된 것에 자긍심과 행복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린첸칸도는 9월 6일까지 한국에 머물며 전국비구니회관, 국회, 동국대, 조계사, 울진 불영사 방문에 이어 양산 통도사(9월 1일), 한국티벳센터 부산 광성사(9월 2일), 익산 원불교 총부(9월 3, 4일) 등의 방문 일정을 소화하고 9월 6일 출국한다.

백근영 기자 muk@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