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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중국 곳곳을 누빈 발로 쓴 수행기

백근영 기자   
입력 : 2007-02-28  | 수정 : 2007-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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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찰기행 1 환희/정운 스님, 솔바람, 11.000원) "떠난다는 것은 모험이지만 환희다." '중국사찰기행 1 환희'는 정운 스님이 객기와 방랑기를 잠재우지 못하고, 중국 이곳저곳을 떠돌며 발로 쓴 여행기이자 중국사찰 안내서다. 1년 4개월 중국에 머무는 동안 스님은 6개월의 여행과 사찰순례를 떠났다. 처음부터 계획하고 중국사찰 탐방기를 쓴 것은 아니었지만, 6개월의 여행과 사찰참배의 기록이 모아지고 모아져 책으로 담게 된 것이다. "사진기를 들고 옛날 선각자들이 머물렀던 절을 찾아 낯설고 물 설은 중국 땅을 헤맨 것이 어쩌면 구법을 향한 만행일지도 모른다"고 했던 스님은 책 속에 역사적 배경과 지형적 특성뿐만 아니라 우호적이든, 적대적이든 순례 중에 겪었던 조그마한 일까지도 놓치지 않고 실감나게 소개하고 있다. 책은 스님의 발길이 닿았던 순서대로 전개되며 불교적인 내용에만 국한하지 않고 중국문화와 역사, 사회를 나름대로 진단하고 있다. 드넓은 중국대륙의 사찰을 찾아다니는 동안 조사해간 사찰이 옛날 지명이라 현대 지명과 맞지 않아 허탕친 일도 있었고, 분명 그 지역에 어느 선사가 머물렀던 곳이라고 찾아갔는데 사찰이 아닌 경우나 대체로 선사 이름과 사찰명이 같은데 그렇지 않은 경우 등 파란만장한 일이 많았다. 하지만 어떤 시행착오도 두려워하지 않고 스님은 순례의 여정을 더해갈수록 처음 알고 있던 중국이란 나라와 중국불교에 대한 이해에서 실제 중국과 중국불교와 만나게 된다. 관광화된 북경 근교 사찰을 통해 중국불교의 법난과 문화혁명의 폐해를 읽었고, 중국의 3대 석굴과 북방지역의 여러 석굴을 통해 찬란했던 왕권불교의 역사를 통찰했으며 문수, 보현, 관음, 지장보살 등 4대 불교도량을 통해 토속문화에 깃든 중국불교를, 그리고 티베트사찰을 통해 티베트인의 정열적인 신심을, 강서성과 호남성, 광동성 등 남방의 선종사찰을 통해 중국인의 독특한 사상적 기질을 보았다. 또한 서안에서는 당나라 때 종남산을 중심으로 발전한 8대 종파불교의 프레임을 목격했다. 그래서 정운 스님이 중국사찰기행을 떠나 느낀 그 환희감이 이 책의 글과 사진 속에 고스란히 묻어나 있어, 책을 덮는 순간 중국의 곳곳을 함께 여행하고 온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백근영 기자 muk@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