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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하늘과 별이 맞닿는 순결한 대지

김수정 기자   
입력 : 2006-08-08  | 수정 : 2006-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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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열린 땅 티베트·타클라마칸 기행 서화동·은행나무·13,000원 천년 순정의 땅, 히말라야를 걷다 김홍성·세상의 아침·15,000원 누구나 한번쯤은 미지의 땅에서 겪는 남다른 체험을 꿈꾼다. 그곳의 자연과 삶, 비경과 문화는 앎을 충족시켜주기 때문에 장시간의 책 여행도 무난히 할 수 있다. 티베트, 네팔, 히말라야 기슭에서 펼쳐지는 두 권의 책. 영혼의 대지, 장엄한 설산은 진풍경과 생생한 삶을 수놓는다. 제 3의 극지로 불리는 티베트 고원과 타클라마칸 사막을 밟은 저자는 '하늘로 열린 땅 티베트·타클라마칸 기행'에서 50일 동안의 삶과 문화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140여 장의 사진과 현장감 있는 문체는 숭고한 풍경과 소박한 원주민들의 삶, 현대화와 산업화로 얼룩진 불교사원과 오일로드(oil road)로 되살아나는 실크로드의 모습 등은 이 책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이다. "하늘은 저렇게 맑고 푸른데 땅에서는 한 사람의 시신이 독수리의 입을 통해 하늘로 올라간다. 참으로 덧없는 것이 삶이다. 살아있을 때 이 한 몸 소중한 것이지 죽고 나면 한낱 고깃덩이에 불과한 것을…." 특히 독수리의 입을 통해 육신을 하늘로 보내는 전통장례 천장(조장), 오체투지를 통해 안녕을 비는 유목민들의 모습은 '서부 대 개발'의 현장과 대비돼 급변과 긴장을 보여준다. 또한 불교신자가 40%에 불과하지만 조캉사원이나 구게왕국의 옛터는 여전히 이곳이 불교의 중심임을 드러낸다. 그동안 알려진 티베트의 모습이 한정돼 있었다면 이 책은 풍습과 역사, 환경을 한 시선에 담아 광활한 티베트를 접할 수 있다. '선방에서 길을 물었더니' 등을 쓴 종교전문기자답게 저자의 글과 사진은 진솔함과 무게감이 있다. '천년 순정의 땅, 히말라야를 걷다'는 9년 간 체험한 것을 바탕으로 쓴 책이다. 저자 김홍성 시인은 불교의 왕국이었던 '작은 티벳' 라다크, 성스러운 자연을 지닌 잔스카르, 룸비니의 불교사원을 걸쳐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 정착해 히말라야 기슭을 늘 거닐었다. "지상에서 가장 순결한 땅"이라고 밝힌 그곳은 자연과 인간과 역사가 어우러진 땅이다. "샹그리 라. 행복의 고개를 말하는 거지? 우리가 넘는 고개가 모두 샹그리 라다. 동네 사람들에게 물어봐라. 어디나 다 샹그리 라다. 싱게라 싱고라 시실라…. 이 근처 고개 이름들이 모두 샹그리 라와 같은 뜻이다." 해발 3500m의 극지, 생필품이 언제나 부족한 땅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라다크 사람들에게 독자들은 살가운 정을 느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100여 장의 컬러사진은 히말라야의 구석구석을 세밀하게 볼 수 있어 마치 트레킹을 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아내의 죽음으로 지난해 귀국한 김홍성 시인은 49재가 끝나면 아내의 유골과 함께 다시 히말라야로 귀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히말라야의 눈, 바람, 골짜기, 그리고 웃음… 히말라야의 일부분이 되려는 저자의 꿈이 보이는 듯하다. 김수정 기자 puritymay@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