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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삶의 충만한 기쁨 일깨워 줘

김수정 기자   
입력 : 2006-04-06  | 수정 : 2006-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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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탓이다·지수 스님·시공사·9,500원) 지수 스님은 송광사와 대흥사 뿐만 아니라 영국에 연화사를 열어 외국인에게도 경전을 가르치고 참선을 지도한다. 여름과 겨울의 결제에는 선방에 들어앉아 참선하고, 봄과 가을의 해제 때는 이 집 저 집 떠돌며 수행 정진하고 있다. 이러한 스님은 매순간 짜증과 분노를 경험하는 현대인들이 "마음의 실체는 무엇이고 그것은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마음잡기'를 보이면서 깊은 깨달음으로 답한다. '마음잡기'는 어떻게 하는 것일까. 현재 관음암에서 자연을 벗하며 지내는 지수 스님은 명상에세이 '마음 탓이다'를 통해 "화내고 미움을 일으키는 주체는 무엇인가, 이 뭣꼬?"라는 화두를 스스로 던지라고 이른다. 이렇게 마음의 탓을 자신에게 돌리면 마음의 어두운 그림자가 사라지게 된다는 것이다. '마음 탓이다'는 삶의 충만한 기쁨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몸짓, 말버릇, 마음씀씀이 즉 삼업(三業)이 쌓여서 육신을 이루듯 마음은 몸의 주인이고, 마음의 주인은 바로 나다. 때문에 마음의 탓을 자신에게 돌리면 악감정에 쌓이지 않고 어두운 그림자를 멀리할 수 있다. 이처럼 '마음의 바리때'를 하나씩 선사해 주는 스님은 삶의 소중함과 인생의 고마움, 세상의 아름다움 등을 독자들의 마음에 채워주고 있다. "삶에서 죽음을 겪습니다. 시시각각으로 일어나는 죽음을 보고 죽음과 대면합니다. 삶과 죽음은 동전의 양면과 같이 시작도 끝도 없는 '생명의 영원한 흐름'의 표현입니다. (중략)…죽음을 느끼며 살아갈 때 삶이 충실하고 벅차게 겪어집니다. 삶 속에서 죽어 가는 삶을 보고 죽어 가는 삶 속에서 새 삶이 돋아나는 것을 봅니다." 만약 새로움에 대한 설렘이 사라지고, 생명이 꿈틀대는 봄을 느끼지 못한 이들이 이 글귀를 본다면 마음이 달라질 것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이 자리, 이 시간은 늘 새롭다. 서로에게서 날로 새로움을 읽어낼 수 있는 새 시선을 스스로 돋우어내면 삶은 과거에도 머물지 않고 미래에도 눈멀지 않아 빛나게 될 것이다. 항상 자연의 흐름을 관찰해 그것을 삶 속에 녹아낸 지수 스님은 "사람과 사람 사이가 향기로울 수 있는 것은 행동으로 어긋난 경우에도 대화를 통해서 얼마든지 서로의 마음에 이해와 좋은 느낌을 다시금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아무리 바쁜 현대인이라도 인간과 인간 사이의 신뢰와 영광과 명예는 도타운 배려를 끌어안고 있으므로 마음을 다스려 감싸고 사랑한다면 행복은 저절로 찾아온다. 말 그대로 "행복은 스스로 누리는 자의 것"이 되고 세상 속의 모든 관계, 모든 섭리는 충만한 기쁨으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김수정 기자 puritymay@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