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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는 민중의 소리내야"

김수정 기자   
입력 : 2006-03-20  | 수정 : 2006-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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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자 교수 강연) "종교는 짓밟힌 민중의 신음소리여야 하는데 오늘날의 종교는 신음소리를 진정시키고 침묵을 강요하는 마취제에 가깝다." 노르웨이 오슬로 국립대학 박노자 교수는 3월 18일 오후 4시 연세대 대강당에서 '종교·사회운동·진보주의'에 대한 강연에서 한국 종교의 상도덕 문제를 비판했다. 1천700여 명의 학생들이 함께 한 강연에서 박 교수는 현대의 기복(祈福)신앙을 설명한 뒤 종교의 상품강매 성격에 대해 지적했다. 박 교수는 "현재의 신앙은 과거 나라의 안녕과 극락왕생을 비는 기복과는 다른 양상을 띤다"면서 "과거보다 원자화, 개체주의로 변화된 현재의 종교는 기복신앙을 바탕으로 기복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 교수는 한국사회는 학연, 지연, 혈연뿐만 아니라 교연(敎緣)도 있다고 지적하면서 "종립학교에서 강제성을 띤 신앙행동은 상품관계이며 마케팅일 뿐"이라며 한국 종교의 상도덕 문제를 꼬집었다. 박 교수는 맑스의 종교관을 인용해 "종교가 민중의 신음소리를 담지 않으면 오래갈 수 없다"면서 한국의 종교가 고통에 대한 항의를 담기보다는 아편 같은 진통제로써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초기의 만민평등을 주장했던 불교의 의미를 분명히 하면서 함석헌의 민중신학이나 만해 한용운 선사의 민중불교를 높이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김수정 기자 puritymay@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