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출판

웅장한 탑·사원 살아 숨쉬는 불국토

김수정 기자   
입력 : 2006-03-13  | 수정 : 2006-03-13
+ -
(책)붓다의 나라, 미얀마·김형규·운주사·10,000원 동남아시아 벵갈만과 아다만해로 이어지는 바다의 동쪽에 자리한 나라, 인구의 75퍼센트가 상좌부불교를 신봉하고 있는 붓다의 나라 미얀마. 1983년 10월 미얀마의 수도 양곤에서 일어난 아웅산묘소 폭파 암살사건은 아직도 아물지 않았으나, 현재 우리나라에는 많은 미얀마인들이 산업인력으로 근무하고 있고 현지에서는 한류열풍도 부는 등 문화교류의 활발한 끈을 잇고 있다. 지난 2004년 10월, 14박 15일 일정으로 미얀마 불교유적지를 순례한 법보신문 김형규 기자는 '붓다의 나라, 미얀마'를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잊지 않는 미얀마인들의 삶을 담고 있다. 루비, 에메랄드, 사파이어, 엄청난 보석으로 치장한 황금탑의 화려함 아래에서 기도하고, 잠자고, 쉬고, 밥 먹고, 수행하는 모습은 무척이나 자연스럽다. 그러나 그 이면에 있는 갓난아기를 업고 조잡한 물건을 팔며 힘든 삶을 이어가는 곳, 2차 세계대전 때 쓰던 트럭과 버스가 굴러가는 곳 역시 미얀마의 모습이다. "개방과 절제, 다시 말해 포교와 수행이라는 불교의 두 가지 목적을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은 중도의 관점에서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것이 미얀마불교의 특징이다. 오늘날 미얀마의 위파사나가 불교수행의 대명사처럼 세계 불교계의 주류로 떠오는 것도 이런 열린 자세에 힘입은 것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미얀마 절집을 "부처님의 품안처럼 훈훈하고 넉넉하다"고 표현한 저자는 미얀마의 불교가 불교유적,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미얀마 사람들의 깊은 신심과 투명하고 맑은 마음에 있다고 말한다. 이들의 일상은 불자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경전에 다름 아니며 슬픔과 기쁨, 괴로움과 즐거움, 모든 삶의 의미가 모두 불교인 것이다. 미얀마 사람들에게 기념일은 개개인의 기록이라기보다 불자로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자자와 포살, 수행의 날적이(일기)라고 하니 불교에 대한 진실한 믿음과 순박한 마음이 전해진다. 저자의 여정 중에서 유독 눈에 띤 곳은 '탑의 밭'을 이룬 바간지역이다. 바간은 불교예술의 극치를 보여주는 유적지로 아난다사원, 쉐지곤 대탑, 담마양지사원 등이 자리하고 탑 속에 다양한 형태의 불상들이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바간평원 한복판에 위치한 쉐산도 탑은 일몰을 보려는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고 서술하는데, "바간 사람들은 가난하지만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수많은 탑과 그 안에 머물러 계신 부처님과 평생을 함께 하기 때문이지요"라는 산디마 스님의 말에서 살아있는 불국토를 느낄 수 있다. 미얀마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해박한 불교지식으로 담은 '붓다의 나라, 미얀마'. 150여장의 컬러 사진과 생생한 문장표현은 독자에게 간접적 순례의 기회를 제공하기에 충분하다. 김수정 기자 puritymay@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