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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바로 지금 이곳'에 존재하는 행복

김수정 기자   
입력 : 2006-02-14  | 수정 : 2006-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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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한 생각·일관스님·아름다운 인연·7,000원) '생활 속의 수행과 실천'을 강조하는 일관 스님이 수상록 '날마다 한 생각'을 출간했다. 일관 스님은 조계종 포교부장을 맡으며 대중불교운동을 실천하고 있다. 이 책은 1988년부터 도심포교를 시작한 스님이 그동안 지면을 통해 소개했던 글을 모아 정리한 것으로, 평소 스님의 신념과 세상에 대한 고뇌, 믿음과 수행의 실천 등을 단아하게 서술한다. 쉽게 풀어낸 내용은 독자들이 무거웠던 세상의 짐을 덜고 조용히 명상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어준다. 이 책은 '마음, 마음, 마음이여'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으니' '길을 묻는 이들에게' '인연의 길목에서' 등 네 개의 장으로 이뤄져있다. 자연과 삶을 바라보는 감상과 살아가면서 맞이하게 되는 사회현상들의 문제를 되짚는 스님의 안목이 빛난다. 또 수행과정에 대한 자상한 안내와 조언의 내용, 개인적인 인연을 밝히며 감정을 정리한 부분에서는 '수행자'가 아닌 '친근한 스님'으로 다가온다. '나눔의 미학'에서는 보시의 의미를 재확인한다. 재물을 나누는 재보시, 진리를 가르치는 법보시, 두려움과 고통을 없애는 무외시로 분류되는 보시는 삶의 미덕이다. 근래 보시의 의미가 사라지고 오직 자신만 아는 삶이 고착화됨을 안타까워하는 스님은 "보시바라밀이야말로 우리가 지켜가야 할 몫이므로 나눔의 정신을 회복해 실천의 길로 나서자"고 말한다. 또한 불자로서 기도하고 오직 좋은 마음, 좋은 말만 나눌 수 있도록 노력, 실천하기를 당부한다. 스님은 불교의 생활화를 거듭 강조한다. 이를테면 기도의 생활화를 언급하면서 기도는 굳이 새벽이 아니더라도 상관없으며 본인이 가장 편안한 시간에 편안한 마음으로 하길 권한다. 물론 사찰 가까이에 거주해 법당에 가면 가장 좋지만 가정에서도, 지하철에서도 얼마든지 기도할 수 있다. 언제 어느 곳이냐가 중요하기보다 부처님을 향한 마음, 참된 자아의 진실한 태도가 중요한 것이다. "윤회는 인간이 죽고 난 이후 각기 지은 업에 따라 다른 세계에 가서 나는 것을 말하지만 하루하루 일상을 살아가면서 일어나는 작은 마음의 윤회도 있다." 스님의 말처럼 우리는 윤회의 하루를 살고 있다. 한 생각이 일어나고 말하는 것이 나고 죽음이며, 그 생각이 나고 죽음을 계속하는 것 자체가 그대로의 윤회인 셈이다. 윤회의 수레바퀴에서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삶의 현장, '바로 지금 이곳'에 존재함을 일깨우는 책 '날마다 한 생각'. 작은 책은 행복이 머무는 넉넉한 자리를 제공한다. 김수정 기자 puritymay@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