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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불교의 숨겨진 아름다움을 찾아서

김수정 기자   
입력 : 2006-02-11  | 수정 : 2006-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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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향기, 그 다섯 아름다움·정동주·다른세상·15,000원) 불교는 1700년 동안 우리 땅에 뿌리내리고 민족과 함께 숨쉬어왔다. 불교는 민중의 삶에 스며들어 우리 땅 곳곳마다 아름다운 문화유산을 남겼다. 불교가 한반도를 끌어안은 정신은 무엇이며 우리 민족이 불교에 의지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불교 문화유산 속에 숨겨진 아름다움을 찾아 그 의미를 밝히는 '불교의 향기, 그 다섯 아름다움'을 펴면서 한국 불교에 관한 재발견 작업을 지속한다. 불교의 아름다움을 다섯 가지로 나눠 그것이 존재하는 이유와 그 아름다움, 숨겨진 정신세계 등을 설명하면서 멋과 향기를 전한다. 첫 번째 아름다움은 '안과 밖의 문(門)'이다. 세속의 번뇌를 씻고 일심으로 진리를 추구하는 자만 들어갈 수 있는 일주문을 비롯한 동서남북을 수호하며 악을 쫓는 사천왕문, 진리는 둘이 아니라는 뜻의 불이문(해탈문)이 바로 '안과 밖의 문'이다. 이 세 개의 문은 진리로 나아가는 일심의 세계를 다양한 방법으로 구현한 것으로, 일주문에 들어설 때 마음의 흔들림 없이 천왕문과 불이문을 지나 깨달음의 세계에 이르는 것을 의미한다. 두 번째 아름다움은 '말없는 법문, 불교의 꽃'으로 법당의 천장이나 문과 문살에 새겨진 꽃의 의미를 말한다. 법당에 형상화된 꽃들은 모두 법신의 신성을 장식하며 '부처'라는 완성에 이르길 바라는 종교적 소망을 상징한다. 전국 사찰의 빛 바랜 천장에 새긴 꽃 장식이 장엄한 부처님의 세계를 말없는 법문으로 대신하는 것이다. 이런 침묵의 법문 속에는 부드러움과 슬픔을 소멸시키는 아름다움이 담겨 있다. '불상의 미소'는 세 번째 아름다움으로 불상의 미소에서 발견되는 의미를 밝힌다. 우리의 역사와 함께 하는 불상의 미소는 불교의 얼굴이요, 구원의 미소이며, 약속의 미소다. 부처님에 대한 경배와 신앙심을 형상화한 불상의 미소는 수많은 불자들이 짓는 희망의 미소를 뜻하기도 한다. 두려움과 슬픔을 이기며 중생들에게 믿음의 약속을 보이는 불상에서 불자들은 삶을 추스르기도 했던 것이다. 네 번째 아름다움인 '한국인의 가장 오랜 꿈, 미륵불의 기다림'과 다섯 번째 아름다움인 '자유인의 초상, 나한'에서도 숨겨진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다. 중생구제를 위해 내려온 미륵신앙은 유토피아적 이상세계를 제시하고 있으며 미래에 올 미래불을 의미하고 있다. 또한 부처의 경지를 이룬 성자 '나한'의 초상은 온갖 번외와 속박에서의 자유를 말하며 "세상 누구라도 나한을 꿈꿀 수 있다"는 믿음을 준다. 즉 나한은 삶과 죽음 사이에서 해탈을 꿈꾸는 우리들 자신을 뜻한다. 불교는 역사의 흐름 속에서 그 맥을 이어가며 찬란한 문화를 잉태했다. 번성과 소멸의 과정을 거치면서 단단한 문화를 일궈냈다. 지금의 불교도 이 시대에 맞는 향기를 담아 삶을 그려내고 있듯이…. 미처 알지 못했던 아름다움을 찾는 과정은 쏠쏠한 재미를 준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불교의 아름다움을 하나씩 깨달아가면서 왜 불교가 이토록 깊게 뿌리내릴 수 있었는지 알게 될 것이다. 김수정 기자 puritymay@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