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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생생하게 전해오는 붓다의 음성

김수정 기자   
입력 : 2006-01-16  | 수정 : 2006-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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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 나를 흔들다/법륜스님/도서출판 샨티/10,000원) 책을 펼치기도 전에 법륜 스님의 따뜻한 미소와 나지막한 음성이 떠오른다. 온화한 모습이 그려지는 이야기를 읽노라니 이현주 목사와 함께 한 지난 출판기념회에서 들려준 법문 "행복은 내가 만드는 것이네, 불행도 내가 만드는 것이네, 진실로 행복과 불행은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만드는 것"이라는 말이 다시 들리는 듯하다. '붓다, 나를 흔들다'는 불교방송이 마련한 100일 법문에서 들려준 이야기를 간추린 것으로 법륜 스님은 책 앞머리에 "부처님을 만나 법문을 듣고 깨달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밝힌다. 당시 청취자들도 스님의 구수한 입담에 숱한 감동메시지를 남기곤 쉽게 법문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며 입을 모은다. 주로 붓다를 만나 삶이 바뀐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가령 '우물물을 못 먹게 만든 말라족'에서는 부처님이 말라족 마을에 갔을 때의 일화를 그린다. 석가족 출신인 부처님이 다른 종족에 대한 배타성이 강한 말라족에 의해 물도 못 마실 형편이 되었지만 "물이 철철 넘친다면 물 때문에 다툴 일이 없듯이 사람들이 욕심을 버린다면 아무도 다툼을 일으키지 않는다"라며 물을 맑게 만든다. 법륜 스님은 이 일화에서 욕심을 가진 것은 인간뿐이고, 악심은 탐진치의 삼독에서 온다며 "나의 욕심이 나를 해치고 상대를 해친다는 것, 내가 욕심을 버리는 것이 나를 이롭게 하고 남을 이롭게 한다는 것을 깨우칠 수 있다"고 정리한다. '태어나자마자 걸은 붓다'에서는 부처님의 탄생에 대한 의미를 알린다. 오른쪽 옆구리로 태어났다는 것은 종교적인 상징인데, 네 계급 중 왕족계급인 크샤트리아는 신의 옆구리에서 태어났다는 신화가 있기 때문에 부처님이 왕족 출신임을 알 수 있다. 태어나자마자 섰다는 것과 일곱 발자국을 걸었다는 것은 부처님 스스로 존귀한 존재라는 것을 의미하고, 여섯 발자국은 육도를 뜻하는데 "부처님은 일곱 발자국을 걸었으니 윤회의 사슬과 고통에서 벗어나 해탈하신 분"이라고 서술한다. '최초의 비구니 스님'은 비구니 스님의 출현을 설명한다. 부처님은 애초에 여성의 출가를 승낙하지 않았으나 여덟 가지 조건을 제시하면서 마하피자파티 부인 등을 비구니로 허락했다. 남성의 출가는 수행자가 됨을 뜻하지만, 여성의 출가는 '사람'이 됨을 뜻하기 때문에 이 차별적 조건이 여성 수행자에게 요구되는 것은 의미가 깊다. 법륜 스님은 비구니 제도를 허락함으로써 여성도 인격적인 하나의 존재로 대우를 받았다며 "이것이야말로 여성해방의 효시"라고 말한다. 크게 3부로 구성된 이 책 '붓다, 나를 흔들다'에서는 개인 차원의 깨달음을, '붓다, 세상을 깨우다'는 세상과의 관계를 풀어갈 지혜를, '붓다, 길을 가리키다'에서는 수행자로서의 삶의 자세를 담고 있다. 32편 각각의 이야기마다 삶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을 만큼의 지혜와 진리가 숨어있어 너와 나, 나와 너, 나와 사회의 문제를 직시할 수 있도록 돕는다. 법륜 스님이 일화를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가르치고 독려하기 때문에 독자들은 쉽게 부처님을 만나고, 가졌던 의문이나 고민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김수정 기자 puritymay@milgyo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