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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쉼터에 앉아 생각에 잠기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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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5-12-20  | 수정 : 2005-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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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일기/성우스님/오후에/9,000원 "사람을 감동시키는데는 많은 말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사랑한다'는 짧은 한마디 말이 사람을 행복하게 하듯 단 한 줄 글이 인생을 바꾸어 놓을 때도 있습니다."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호젓하게 앉아 숨을 쉰다. 말도, 행동도, 마음도 제각각 움직이고 있다면 한번 자신을 돌아보고 몸과 마음도 다스린다. 산사의 길을 걸으면서 누군가 먼저 손 내밀어 주길 기다리기 전에 내가 누군가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본다. 불교TV 회장이자 시인인 성우 스님(대구 팔공산 파계사 회주)이 마음의 풍경을 담은 책 '산사일기'를 펴냈다. 스님은 쳇바퀴 돌듯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편안한 쉼과 되돌아 볼 기회가 필요하다며 "현대인들이 무거웠던 마음의 짐을 잠시나마 내려놓을 수 있는 작은 쉼터가 되어 드릴 것"이라 전한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실제 산사에 발걸음 할 수는 없어도 마음은 벌써 낙엽을 밟으며 약수를 마시고 풍경에 귀를 기울인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산사일기'는 마음으로 들을 수 있는 자연의 소리와 삶의 지혜들을 담아 마음을 풍요롭게 하며, 읽기에 짧은 구절을 불교 삽화와 담아낸다. 불교경전, 어록, 시집의 한 구절 등을 발췌한 여든 한편의 글은 보석처럼 빛난다. 이를테면 노자의 말인 "물은 저 혼자 잘나보겠다고 위로 향하지 않습니다. 물은 자신을 낮춰 아래로 아래로 흘러갑니다. 흘러가며 모든 것을 살리고 더러운 것들을 씻겨갑니다"를 통해 사소한 물의 흐름으로도 세상의 이치와 도리를 알게 한다. 또한 '들을 때 행복한 말이 있습니다'에서 리처드 칼슨의 어록 "사랑해요, 고마워요, 잘했어요, 당신밖에 없어요. 도와드릴게요. 잘될 거예요. 믿음직스러워요. 당신 곁에는 항상 제가 있을게요. 속상해하지 말아요. 제가 있잖아요"를 소개하며 상대방에게 할 수 있는 쉬운 말들을 상기시킨다. 이처럼 스님은 남을 먼저 위로하고 이해할 줄 아는 아름다운 사람을 이야기하며 독자를 다독인다. '산사일기'는 종교를 떠나 한낱 작은 욕심에 연연하는 이들에게 조언을 전해주며 마음을 밝힌다. 연말연시, 소중한 사람들에게 '산사일기'로 감사의 인사를 전달하는 건 어떨까. 김수정 기자 puritymay@milgyonews.net